"곳곳의 숨은 보물을 찾아 함께 나누며 행복을 키워가는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의 저의 이야기와 함께 하시겠어요?"
사회복지사 하수현(이랜드복지재단 마포노인종합복지관 마포고령자취업알선센터)
‘어떻게 하면 직업을 통해 인생을 아름답게 일구어 갈 수 있을까?’ 이 의문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이다. 기독교가 종교인 나는 직업을 위해 기도하였고, 그러던 중 고등학생 시절에 자원봉사를 통해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다. ‘사회복지사’가 무엇보다 나의 관심을 끈 이유는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내가 근무하는 이랜드복지재단 마포노인종합복지관은 비전과 미션, 그리고 가치와 감동으로 어르신을 섬기고자 하는 정체성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인 18가지의 스피릿(spirit)이 있다. 이랜드의 스피릿은 감사정신, 배우려는 자세, 재능보다 성실, 긍정적 ? 적극적 사고방식, 프로정신, 최고정신, 미래지향적사고, 월드비전 등이다. 나는 직장을 인생의 학교로 표현하고 싶다. 이제까지 지내온 인생 중에 직장 안에서 보낸 기간은 5분의 1정도이지만 인생의 많은 부분을 직장 안에서 배우고 느끼고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에 입문하여 사회교육, 경로당, 노인일자리 분야를 경험하였다. 업무 경험을 통해 현재는 2008년 7월에 개소한 마포노인종합복지관 마포고령자취업알선센터의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마포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60세 이상 서울에 거주하는 어르신의 일자리를 찾아 드리는 취업전문기관이다.
사회복지 실천 전문가로서 클라이언트에게 양질, 감동의 서비스를 드리기 위해 내가 먼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실천현장에서 일하면서, 대학원에서 공부를 병행하며 전문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언처럼 잘 알고, 잘 실천하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전문가다운 사회복지 실천가가 되고 싶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 클라이언트에 대한 사랑이 클수록 업무의 성과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취업센터에 근무하면서 한 가지 버릇이 생겼다. 버스를 타거나 거리를 다닐 때 간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어르신이 어디에 취업하여 일자리를 찾으면 더 행복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을까?’ 길을 지나가면서, 버스를 타고 창문 밖을 보면서도 늘 내 머릿속엔 그러한 생각이 떠올랐고, 관찰을 하기 시작했다. 좋은 정보를 보면 핸드폰에 전화번호를 바로 저장하고, 업무에 적용가능한 구인처를 개발하였다.
취업센터에 근무한 1여 년 동안 에피소드가 있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 직장에서 만든 소중한 추억으로 늘 나와 함께 할 것이다.
어르신 취업을 위해 모 그룹에 구인처 개발을 나갔는데, 업체 담당자가 어르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고 “어르신이 이런 일을 할 수 있겠어요?”라고 질문을 한다. 그래서 나는 한가지 제안을 하였다. “제가 먼저 이 일을 해보고 결정하면 어떨까요?”라고 업체 담당 팀장을 설득하여 하루 동안 직접 일을 해보기로 했다. 이른 아침 6시에 집하장으로 모여 교육을 받고 추석선물이 가득한 용달차에 직원 1명과 함께 몸을 실었다. 해야 할 업무는 추석 선물을 각 아파트, 주택에 배달을 하는 것이었다. 아파트의 초인종 벨을 누르고 외친다. “고객님! 택배왔습니다.” 택배를 받은 중년의 아주머니는 “아니, 이렇게 고운 사람이 택배 일을 하네요!” 하면서 웃으신다. 순발력이 발동한 나는 “추석연휴 업무지원 나왔습니다.”라고 대답하며 함께 웃는다.
그렇게 아침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택배 업무를 마치고 담당자와 피드백을 나누면서 이 정도라면 60대 초반 건강한 어르신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내가 체험하는 것에 대해서도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졌던 담당자는 결국 나의 설득 끝에 한번 시도해 보겠다고 응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추천한 어르신 20명 모두가 무사히 최종 합격하여 일을 시작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렇게 어르신을 20명 채용한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였다. 이 부분에서 현장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일일 체험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업무에 대한 주의사항, 요령 등을 교육하였고, 내부 면접을 실시하고 어르신들을 추천하였다. 내가 직접 경험한 부분을 교육하여 보니 어르신들의 업무 이해도가 훨씬 빠른 것이 느껴졌다.
어르신이 일하는 첫날 현장에 나가 어르신이 모두 오셨는지 확인하고,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각자의 업무를 위해 차에 오르는 것을 바라본다. 어떤 어르신은 운전기사와 함께 잘 지내고자 간식도 준비하여 함께 나누며 각자의 강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하루의 업무를 무사히 마치고 어르신께 여쭙는다. “일 하실 만 하세요? 즐거우셨어요?” 조금 힘드실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일을 하니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고 연신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취업센터에 일을 찾기 위해 찾아오는 어르신의 표정은 참 다양하다. 처음에는 어두운 표정이었던 분들도 취업이 되고 일을 찾게 되면 언제 그랬나는 듯 표정이 너무 밝아진다.
그렇게 나에게 있어서 직장인 마포고령자취업알선센터는 ‘인생의 학교’이며, 참 소중하고 행복하고 감사한 곳이다.
어르신의 행복한 생활과 마음은 나에게도 전염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어르신도 직업, 일을 통한 인생의 행복, 일하는 기쁨을 누리시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르신에게 적합한 일을 찾아드리는 것이 무엇보다 큰 기쁨이 되고 감사가 된다.
곳곳에 숨겨진 보물... 어르신의 취업을 위해... 그리고 전문 사회복지 실천가의 성장을 위해...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힘차게 숨은 보물을 찾고 나를 개발하며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