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의 꿈을 해석하고, 발현시켜라.
사회복지사 신유식(삼전종합사회복지관)
지역 내에는 선의를 가진 주민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 소외된 사람,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천사같은 마음씨로 가장 낮은 곳에서 사회복지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사람에 대한 불신이 깊어가는 요즘, 사회가 점점 더 각박해진다고는 하지만 이들은 이웃간 사랑과 나눔을 소통시키시며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존재들이다.
입사한 후 처음부터 2년이라는 시간동안 진행한 “주민사회복지대학”은 바로 이러한 주민들을 찾아내고, 모아서 그들이 지역 내 자원활동가로서 기존의 활동을 더 잘 할 수 있게끔 사회복지적 실천역량을 강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다룬 프로그램이다.
이같이 보석같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주민을 찾아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거리를 걷다 마주치는 주민에게 인사하고, 안부를 여쭙고, 차한잔 얻어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그 분들이 먼저 여러 정보들을 나에게 전해준다. “나는 요즘 OO한 일을 배우고 있네.” , “요즘 이 동네에 도둑이 많네...”, “저 집은 아들은 OO한 문제가 있네...” 등 굳이 내가 물어보려 하지 않아도 먼저 유익한 정보들을 주시고, 이와 마찬가지로 좋은 주민들을 소개시켜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주민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동네에서 오래전부터 활동하던 지역활동가들을 찾게 되고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를 통해 교육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주민사회복지대학의 교육과정은 일반 주민들이 사회복지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는 강의로 시작하여 사회복지 영역별 세부 교육과 실습을 통해 실천역량을 향상시킨다. 이렇게 개인과 가족적 차원의 접근이 이루어진 후 상위 체계인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이루어지도록 적절한 강의를 구성하고 과제를 부여하여 참여 주민의 인식전환을 유도한다. 즉,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개별 실천역량의 향상-지역사회와 이웃에 대한 관심유도-지역사회 문제발견과 해결과정 참여라는 단계별 성장을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창출을 주도하는 주민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주민사회복지대학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주민의 잠재된 열정과 가능성이 지역의 변화를 위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인가를 알게 되었다. 초기 참여단계에 있어서는 약간의 자원봉사 경험이나 사회복지에 관심있는 소극적인 수강생에 지나지 않지만 나와 타인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여 점차 이웃과 지역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발전되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주민과 함께하는 일들은 그들의 풍부한 삶의 경험과 연륜에서, 그들의 순수한 열정과 온화함에서, 내가 더 배우고 깨우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처럼 지역사회복지관은 선의를 가진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에게 활동할 수 있는 소재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활동 무대이다. 이러한 자원들이 사회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개입하는 역할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나 역시 지역복지를 실천하는 사회복지사로서 주민과의 대화속에서 그들의 꿈을 찾고 반영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그렇게 사는 것이 우리 사회의 수많은 단절된 관계를 이어줄 연결고리가 될 것임을 확신하며, 오늘도 한분한분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가길 소원한다.
(본 사례는 서울특별시사회복지사협회 기획위원회가 주최한 2008 서울 사회복지사 전문서비스 실천사례 공모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