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파워인터뷰

 

 

 

 

 

 

 

 

 

 

 

 

 

 

 

 

 

 

 

 

이윤정(서울시학교사회복지사협회 회장)

 

 

 

 

 

◆ 자기소개 및 걸어오신 길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서울시학교사회복지사협회장 이윤정입니다. 2008년부터 좋은학교만들기자원학교, 위스타트학교사회사업,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학교 현장에서 학교사회복지사로서 근무하였고 현재도 서울형 교육복지사업을 통해 학교복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작년 2학기부터는 신안산대학교 사회복지과 겸임교수로 재직하면서 학교복지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올해는 서울시학교사회복지사협회장도 역임하면서 제 나름대로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 다양한 사회복지실천현장 중에서 학교사회복지사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학부 사회복지 수업 시간에 처음으로 ‘학교사회사업’이라는 과목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사회복지 실천 영역 중에서 ‘학교사회복지’ 영역은 사회복지 공부를 막 시작한 저에게 꽤나 생소한 분야였고 관련된 사전 정보와 지식도 별로 없었기에 참으로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한 학기 동안 학교사회복지에 대한 수업을 들으면서 미약한 우리나라 학교사회복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막연히 학교사회복지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졸업을 하고 학교사회복지와는 다른 길을 가다가 우연히 한국학교사회복지사 홈페이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사회복지 실습을 할 수 있는 실천현장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가슴이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모릅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사회복지 실습과 자원봉사를 시작하면서 학교사회복지사 이윤정의 길이 시작되었습니다.

 

 

◆ 현재 학교사회복지사를 둘러싼 주요 이슈나 혹은 다른 분야의 동료들이 꼭 알아줬으면 하는 것들이 있을까요?

 

  학교복지에 관련된 이슈라기보다는 요즘 들어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학교사회복지를 하면서 걸어온 길에 대해 말씀드렸듯이 저는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사업안에서 학교복지를 실천하였습니다. 사업에 따라 운영 목적과 예산 구조가 조금씩 다르고 나름 정체성의 혼란이 있기도 하였으나 학교사회복지사로 또는 지역사회교육전문가로 불릴 때도 저의 사명은 같았습니다. 학교 안에서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만나고 그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 그것이 저의 역할이었습니다.

 

  학교에는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데 지금의 학교복지를 운영하는 현장은 오직 경제적 어려움에 따라 기준과 범위를 정해 학교사회복지사(지역사회교육전문가)를 배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학생들의 문제상황과 욕구도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 경제적 기준으로만 학교복지 서비스 줄 수 있다니...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모든 학생들이 보편적인 학교복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루빨리 모든 학교에 전문 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영역별 사회복지사 수련 과정을 마치고 첫 발을 내딛는 수련생들에게도 불안한 대체직 자리가 아니라 학교사회복지사로서 안정되게 출발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그들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학교사회복지사 분들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나요?

 

  장기화된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참으로 많이 변하게 했습니다. 학교에 있는 우리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도 또 그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여러 가지 권리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처음 발생한 2년 전 그동안 겪어보지 않았던 위기상황에 처음에는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굴렀던 생각이 납니다. 바이러스에 의한 위기. 비대면으로 아이들의 상황을 살피라는 지침이 내려왔으나 현실적으로 아이들을 눈으로 보지 않고는 상황을 살필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았던 시기에 학교사회복지사들은 더 열심히 가정방문을 다녔습니다. 아이들의 안전과 돌봄을 들여다보고 아이들의 상황에 맞게 지역의 자원을 연결하고 꾸러미를 전달하러 다녔습니다. 또 심리정서적인 어려움으로 좀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아이들을 학교에 나오게 해서 집중 사례관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무조건 열심히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메르스 사태처럼 금세 잠잠해질 거라는 예상이 한 해 두 해 빗나가고 2022년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일상이지만, 학교사회복지사들은 여전히 분주합니다. 아이들의 단절된 인간관계,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가족갈등, 점점 더 벌어지는 학습격차 등등의 문제 상황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 동료, 지역과 함께 고민하고 연대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시도해 보지 않았던 비대면 프로그램들을 통해 가족의 응집을 돕고, 온라인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가정방문을 통해 온라인 학습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기상황에도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마음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 학부 졸업 시즌이기도 합니다. 학교사회복지사를 꿈꾸는 후배사회복지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학교사회복지는 교육과 학교복지의 통합으로 모든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 학교사회복지사는 학생들의 심리·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예방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도와야 합니다. 학교사회복지사를 꿈꾸고 있다면 우선 학교사회복지사가 왜 되고 싶은지 치열하게 고민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치열하게 고민해서 나온 결론이 ‘학교사회복지사’라면 자신만의 가치(values)와 사명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갖추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학교사회복지 관련 교육이나 학술대회 등도 참여해 보고 학교사회복지 실천 현장을 많이 찾아다니면서 직접 부딪혀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한 경험들은 훗날 학교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 학교사회복지의 사명, 비전, 가치를 그대로 이행하고 실천할 수 있는 힘(역량)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 학교사회복지사로서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십여 년이 넘게 학교사회복지를 실천하면서 벅찬 감동, 감사한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 감사함과 감동이 있는 상황에는 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승호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어서 늘 예쁨만 받을 것 같았지만 수업시간에 의자에 앉아 있는 걸 참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친구들과의 관계 맺음도 조금은 서툴러서 번번이 갈등 상황에 놓이곤 했습니다.

 

  하루하루가 즐거워야 할 학교생활이 1학년 꼬맹이에게 참으로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교육복지실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승호는 복지실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들에 함께 하고 싶어 했습니다. 복지실에 처음 오는 친구들을 안내하고 이벤트를 도와주며 복지실에서 자신의 역할이 있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 뿌듯해하는 아이였습니다. 하루는 실습선생님들처럼 자신을 복지실에 꼭 취직(?)시켜 달라며 부탁을 하는데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요. 그런 승호가 올해 5학년이 됩니다. 지난 9월 꿈나눔교실을 이전하면서 동영상을 통해 자신이 1학년 때부터 꿈나눔교실에 왔고, 꿈나눔교실을 통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스스로를 평가하며 씨~익 웃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보너스 멘트로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전합니다.

 

  지금도 학급에서 지내는 일이 다 편해진 건 아니지만 승호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복지실에서 만큼은 그 누구보다 리더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승호. 저는 그런 승호가 앞으로 더 많은 걸 잘 해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승호의 멋진 미래를 늘 응원합니다.

 

 

◆ 향후 이루고 싶으신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신규 학교사회복지사가 되었을 때 큰 무게감 없이 학교 현장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현장에서 슈퍼바이저라고 불리는 위치에 있다 보니 누가 얘기하지 않아도 그 만큼의 주어진 책임과 역할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래왔듯이 학교사회복지 실습생, 수련생의 슈퍼바이저로서 후배들을 더 많이 만나고 그들과 함께 학교사회복지를 실천하는 게 저의 큰 목표입니다. 학교사회복지사로서 어렵고 힘들 때마다 이겨내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학교사회복지 사명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묵묵히 학교를 지키고 있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실습생들과 2021년 제1기 수련생들을 만났습니다. 앞으로 몇 명의 실습생과 수련생을 더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저도 학교를 지키고 있는 학교사회복지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