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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담론과 사회복지의 과제

 

 

 

 

 

정순둘 교수님.jpg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령통합고령사회연구소장)

 

 

 

  저출산이 심화되고, 기대보다 빠른 고령화로 인해 우리 사회는 충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책은 기본적인 대책 외에는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소득보장이나 일자리, 돌봄, 의료, 주거 등에서 세대 간 불평등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 해법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대란 무엇이고, 세대 간 갈등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칼 만하임(1997)은 사회 현상을 파악하는 주요 단위로 세대를 파악하면서 세대는 공유된 경험에 기초하여 공동운명체로서의 강한 연대감을 느낀다고 했다. 박재흥(2001)은 세대를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역사문화권에서 출생하여 문화적,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다른 코호트와는 달리 유사한 사고방식, 행위 양식, 태도 등을 갖는 사람들의 집합이라고 정의한다. 결국 세대란 공유된 역사와 문화적 경험을 가지고, 유사한 생활양식을 갖고 있는 비슷한 연령층의 집단이라 할 수 있다.

 

 

  사회와 문화, 기술과 환경 등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는 사회에서 세대 담론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세대 문제는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다루어져 왔다.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속한 세대와 자신이 속하지 않은 다른 세대에 대한 인식과 감정, 그리고 행동 등을 보이게 되는데, 그 격차가 크면 소통의 단절과 분열이 격화되어 세대 갈등으로 표출된다.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고, 세대마다 경험하는 차이에 대한 인식과 해석이 달라지면서 세대 간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대 갈등은 1970년대 중반부터 연령을 기준으로 사회 내 문화적역사적 경험이 유사한 성원들을 이질적인 구성원들과 구분하는 차원에서 다뤄지기 시작하였고, 1980년대에는 한국전쟁 전후 세대의 가치 대립에 관한 내용을 필두로 세대 차이를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급속한 산업과 과학의 발달 속에서 1990년대 초반, 신세대라는 문화 코드가 사회 전반에 소개되고 소비된 후로, 2002년 대선 전후 세대 간 정치적 갈등, 2007년 이후 청년 실업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면서 일명 88만원 세대로 구분된 청년들과 경제적으로 안정된 기성세대 간의 경제적 대립이 화두가 되었다(홍덕률,2003). 이러한 세대 간 충돌은 인구 고령화의 성장과 대비되는 경제성장의 둔화가 세대 간 경험의 격차를 더욱 커지게 하며 사회 주요 현안으로 대두되게 되었다(정순둘 외,2020).

 

 

  사회복지 영역에서 대두되고 있는 세대 간 갈등도 이러한 차이에서 발생한다. 청년 세대는 경제적 성장이 둔화한 사회 속에서 청년실업 문제에 직면하며 취업, 연애, 결혼, 출산, 주택 마련 등 삶의 여러 부분에서 그들의 부모 세대에 비해 불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면서 사회복지제도 내 세대 간 불평등에 대해 말한다. 결국 세대 담론은 기본적인 소득보장, 좋은 일자리, 인간다운 주거 등 기본적인 삶의 질 보장이 어려워지고, 이를 세대 간 불평등으로 이해할 때 나타난다. 그러나 어느 세대에 속해 있든 상관없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회구성원 각각은 삶을 지속해서 이어가는 공동 운명체라는 점에서 모든 연령 또는 세대를 아우르는 시각이 필요하다(조성남, 박숙미,2002). 세대를 나누는 세대 담론은 결국 세대 프레임을 통해 세대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대 담론을 극복하고 세대공존을 이루기 위해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위해 양보할 수 있고,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어려움을 이해하려는 노력, 공동체성을 통해 불평등을 완화하고 상부상조의 정신을 통해 세대 간 불평등을 극복해 나간다면, 세대공존에 한층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본 게시물은 서울시복지재단과 글쓴이의 허가를 받아 게시하였습니다.

출처링크: http://asq.kr/Yq6RZp

출처: 복지이슈Today 104호(2021년 11월호) 세대 담론과 사회복지의 과제(서울시복지재단.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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