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저한테 주세요
아이는 꼭 사고 싶은 물건이 있다. 엄마한테 받은 용돈은 바닥 난지 오래다. ‘엄만 분명 용돈을 주지 않으실거야.’ 아이는 생각했다. 저 상품을 사기위해 다음 달까지 용돈을 기다릴 순 없었다. 가지고 싶은 것을 꼭 자신의 손아귀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는 곰곰이 계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아이는 미소와 함께 콧속에 애교를 한가득 넣어 할머니에게로 갔다.
“할머니, 어깨 아프시죠? 제가 안마해드릴게요”
“아이고! 우리 강아지 이쁘기도 하지”
할머니는 여우같은 손녀가 또 용돈을 필요로 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할머니, 이쪽으로 다리를 펴보세요”
아이는 조그마한 손으로 할머니의 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오분이나 지났을까. 손가락이 아프고 꽤 힘이 든다. 이제 아이의 본색이 드러난다.
“할머니, 내가 가지고 싶은 최신 상품이 나왔는데 돈이 없어”
“그게 얼만데?”
“오천원이야”
할머니는 당연히 서랍장을 열었다. 그안엔 통장과 도장, 그리고 현금이 있다.
“그래, 이거 가지고 가서 사거라”
“할머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고마워”
아이는 할머니 볼에 뽀뽀하며 꼭 안았다.
“아이고, 예쁜 내강아지!”
아이는 가지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너무나 많다. 그렇지만 돈이 늘 부족했다. 그 돈은 할머니 보물 상자(서랍)안에 다 들어있다. 그래서 아이는 할머니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부탁했다.
“할머니 죽으면 저 통장 나한테 줘야 해!”
깨물어주고 싶은 내 강아지가 서슴없이 말한다. 아이가 죽음이라는 의미를 잘 알고 말한 것일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요즘 아이들은 다 그렇다고 위안하지만 씁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아이와 상반된 죽음을 이렇게 쉽게 받아들여야하는 것일까? 할머니는 아이에게 대답했다.
“그럼! 우리강아지한테 다 주고 가야지!”
“와! 우리할머니가 최고야!”
할머니는 바랐다. 후에 아이가 이 대화를 기억하지 못하기를……. 그러나 세상은 바란다. 아이가 이 대화를 반드시 기억하기를…….
▣ 요양원의 사회복지사가 약 11년간 어르신을 모시면서 느끼고 체험했던 감동적인 이야기를 수필집으로 펴냈다. 제목은 인생의 향기가 묻어나는 [요양원 풍경] 지식공감 출판사.
요양원풍경에는 요양원에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과 그 가족의 이야기, 노인요양시설과 사회복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달한 책이다. 요양원의 생활 구석구석에 베어 있는 감동의 생생한 이야기들은 거주하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 세상을 포근하게 감싸주고 소통하고자 던져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 교보문고 등 시중에서도 구입할 수 있으며, YES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인터넷 서점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부모님에 대한 효와 노후에 대한 생각을 해보세요.
http://media.daum.net/press/view.html?cateid=1065&newsid=20120507135609335&p=yonhappr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891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