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대체인력지원사업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작 [장려상]
제목: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특별한 만남
성명: 차우림 대체인력 근무자
나의 사회생활 첫걸음, 장애인 생활 시설 대체인력. 사회복지를 전공하였지만 장애인, 그것도 거주 시설을 접해 본 것은 처음이었고 그래서 내 상상 속의 장애인 거주 시설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 특별한 곳처럼 느껴졌었다. 그 공간이나 그 안에 사람들이 무척 낯설기만 할 줄 알았는데 그곳 역시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 이 지역사회에서 똑같이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집이라는 것을 느끼며 오해와 편견이 풀리게 되었다.
아동/청소년이 거주하는 시설로 파견을 나가게 되면 이동, 목욕, 식사 지원 등을 주로 하게 되는데 성인보다 더욱 세심하게 챙기게 된다. 이 경험이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 이해해 보는 되는 시간이 되었다. 성인 장애인은 작업장으로 출근하여 여러 부품 조립을 하기도 하고 음악, 미술, 외부활동 등의 주간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쉬는 시간에는 간식을 먹거나 본인이 좋아하는 자리에서 음악을 들으며 쉬기도 한다. 특히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여가활동은 커피를 마시는 것인데 카페에서 즐기는 것도 좋아하지만 커피믹스를 참 좋아하신다. 그래서 내가 가끔 커피믹스 몇 개를 챙겨가서 나눠드리곤 했다. 커피 앞에서 더욱 초롱초롱한 눈빛, 내게 커피를 자랑하면서 보이는 유독 더 밝은 웃음. 그 거짓 없는 맑은 모습들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또, 시설마다 다르지만 친근하게 언니/오빠 혹은 이모/삼촌으로 부르는 호칭 속에서 나도 한 가족의 일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이용자들이 즐기는 여가와 내가 좋아하는 여가의 모습이 비슷해서인지 공감대도 생겼으며 일상을 함께 보내면서 이용자와 유대감을 형성해갔다.
낯설었지만 사실은 낯설지 않은 보통의 평범한 일상. 처음에는 이용자의 특성, 행동 패턴을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서로를 잘 몰라 경계하고 간혹 도전적인 행동을 보이는 이용자로 인해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때로는 담당 선생님이 아닌 파견을 온 나의 도움이나 질문에는 침묵하시는 모습에 난감하고 섭섭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힘든 것보다 보람되고 즐거운 순간들이 더 많았다. 조금 더 귀 기울여주고 조금 더 인내하며 기다려주면 그 마음을 이용자들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나에게 와서 내가 없었던 날의 일과를 재잘재잘 말해주기도 하고 ‘또 언제 와요?’, ‘내일도 우리 방으로 와요’, ‘보고 싶었어요’ 하고 마음을 열고 먼저 대화를 걸어오는 이용자 덕분에 기뻤고 내가 사회복지사로서 이 일을 하는 것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다.
대체인력 파견은 내게 장애를 뛰어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깊이 생각해보게 했으며 장애인의 특성이나 성향을 따로 공부해보기도 하면서 이 분야를 깊이 이해하게 되는 좋은 성장의 시간이었다. 또한, 경험이나 유연한 상황 대처능력이 부족했던 신입 사회복지사에게 대체인력 업무는 다양한 경험도 쌓고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의 조언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배움의 기회였다. 지금까지도 그때 친해진 시설 선생님들과 연락도 주고받고 있는데 특별한 만남의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