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주민모임!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까?
김재중(성산종합사회복지관 대리)
2020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올해는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나는 모양새다. 보통 백신개발이 10년은 걸리는데, 코로나 백신은 1년 만에 출시되어 접종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바야흐로 신종 감염병의 시대에 살고 있고, 앞으로 마스크는 필수품이 될 것 같다. 이러한 시대에,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일구고 있는 주민모임은 안녕한가?
2020년에는 사회복지사로서 두 개의 모임과 함께했다. 하나는 작년 5월 말부터 매월 둘째주 수요일에는 차를 구실로, 넷째주 수요일에는 밥상을 구실로 정기 모임을 하고 있는 중장년 남성모임 ‘아저씨들의 우왕좌왕 밥상모임(이하 아우좌)’. 다른 하나는 작년 11월~12월, 4~7세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모교육 이후, 매월 2회 자조모임으로 교류하기로 의기투합한 ‘나만의 놀터모임(이하 놀터)’이다. 한 해 동안 이 모임에 함께하고 있는 주민들과 소통하며, 코로나 시대에 주민들과 주민모임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성찰해 본다.
두 모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민모임 진행 시 온·오프라인을 병행했는지, 온라인만으로 진행되었는지다. 아우좌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하였고, 놀터는 온라인만으로 진행되었다. 그 이유는 모임을 구성하고 있는 주민들의 특성을 반영하여 모임을 진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우좌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은 1인 중장년 남성으로 본인이 돌봐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조심스럽게 오프라인 참여가 가능했지만, 놀터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이다 보니 오프라인 참여가 불가능했다. 특히, 코로나가 창궐할 때에는 어린이집을 보내지 못하고 가정보육을 해야 했기 때문에 부모들은 육아 스트레스로 많이 힘들어했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온라인(주로 카카오톡 메신저)으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어려움을 나누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 썼다.
온라인만으로 진행된 놀터보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아우좌가 모임의 응집력이나 소속감이 높았고, 모임 구성원 간에 개별 연락을 하여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연락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주민모임으로 공동체를 이루어 가기 위해서는 온라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코로나 이전과 동일한 횟수로 오프라인 모임 진행은 어려울 지라도, 최소 월 1회 또는 격달 1회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하는 것이 주민모임을 통한 주민 간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시대에 주민모임! 온·오프라인을 병행하여 진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앞으로도 3~5년 주기로 신종 감염병은 우리를 찾아 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주민모임은 어떻게 지원해야 할까? 문득, 아우좌에서 함께하는 주 씨 아저씨께서 모임을 앞두고, 카카오톡 방에서 주신 의견이 떠올랐다.
“낼 모레 아우좌 모임하는 날인데, 낼 부터 2.5단계 격상이라니 복지관 하늘마루에서 모임 가능할까요? 손소독 하고 마스크 쓰고 탁구 치면서 놀면 좋은뎅~ㅎ”
이 메시지를 보면서, 주민들은 복지관의 방역이 완료된 안전한 공간에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주민모임을 진행하길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지역의 다양한 주민모임을 지속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지역사회복지관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 들었다. 지역 안에서 주민들이 주민모임을 통해 이웃 간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데, 코로나로 인해 생겨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과 위기를 이웃 간 관계를 통해 지금까지 극복해 왔고, 앞으로도 극복해 낼 힘이 될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안전한 공간 제공이 필요하겠다.
※ 본 글은 2020년 12월에 김재중 회원님께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