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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사회사업가 양원석│ 푸른복지사무소 , 「사회복지 브랜드전략」저자

 

사회복지사로서 근무한 이력

 

98년도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 사랑의교회 이웃사랑선교부(교회사회사업부서)에서 간사로 근무했다. 그 후 공항초등학교에서 2년 정도 학교사회사업을 하며 그 내용을 가지고 대학원 논문을 마쳤고, 푸른복지사무소라는 사회복지 개인사무소를 시작했다. 복지관이 지역마다 있지만 실제 복지관이 다루고 있는 영역은 좁은 실정에서 개인사무소가 복지관들 사이의 중간거점이 되어 의뢰와 연계, 필요한 상황에서는 복지프로그램도 진행하면 전국에 복지체계가 다 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나는 복지관 시스템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실제로 연계를 하려고 했을 때는 연계가 되지 않았다. 앞으로 복지관의 시스템을 모르면 개인사무소를 하는 것도 힘들겠다는 생각에 대표적인 복지전달체계인 복지관에 3년 동안 일하기로 하고 취업을 했다.

 

그렇게 해서 춘의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제로는 4년 반 정도 근무했다. 현재는 푸른복지사무소를 운영하며 브랜드매니저(비상근)로 춘의종합사회복지관과 문촌7사회복지관에 나가고 있다.

 

복지란 무엇인가

 

내가 관심있게 여기는 복지는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복지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사람은 가정구성원, 직장인 등의 역할도 가지고 있지만, 사회공동체 구성원의 역할 또한 가지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에는 사회공동체의 역할이 두레, 울력 등의 형태로 부족하지만 복지의 기능을 수행해 왔다. 누군가 복지가 필요하다고 하면 지역주민들이 상부상조했던 부분이 있다. 그런데 복지관이 등장하니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모든 복지를 복지관에게만 맡기는 경우가 있다. 지역 주민이 서로 돌아보던 것을 이제는 정부지원을 받는 복지관이 등장했으니, 그곳에서 알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대로 가는 것 같다.

 

그러나 복지관이 아무리 많이 생기고, 사회복지사가 아무리 많아져도 사회복지사 세 명이 어머니 한명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 오히려 복지관이 기본체계는 있되 지역주민들이 지역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복지관이 돕는다면 보다 바람직하다. 지역주민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다른 이웃을 돕고, 지역주민들이 하기 어려운 부분을 복지관이 심도 깊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역할분담도 제대로 될뿐더러 서로의 정체성에도 맞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복지관은 지역주민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일들까지 해야 하니 좀 더 심도 깊은 일에는 에너지 투입이 어려워 정체성이 희미해졌다고 생각한다.

 

일을 잘하게 지원해드린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신다면

 

예를 들어 김장김치사업을 복지관이 하는 경우 대개는 사회복지사가 후원금을 받으러 다니고, 배추를 사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해서 다 같이 담가 나누어드린다. 이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 지역사회를 돌아다닐 때 지역주민에게 부탁하는 것은 어떨까? 가정에서 김장김치를 담글 때 한포기만 더 담가 주시라고 하면 한포기를 기꺼이 더 담가 주시거나 그 이상으로 해주신다. 더 나아가 이분과 김장이 필요한 분들을 연결만 해드려도 김장 뿐 아니라 다른 것도 나누는 이웃 관계가 되는 것이다. 결국 이웃이 하나가 더 생기게 되는데 이것은 사회지지체계이론에서 긍정적 지지체계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도움을 받는 분이 자립·자활할 수 있는 보호요소가 강화되는 것이다. 또한 복지관과 달리 이웃관계이므로 평등한 관계에서 김장김치를 후원받을 수 있다.

 

그래서 겨울이면 '+One(플러스 원) 김장김치 지원사업'을 하는데 이것은 원래 대구 달서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당시 담당 박시현 선생님)이 했던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업이 내가 생각하는 복지사업과 맞아 대구 달서구 성서복지관을 방문했다. 이 사업을 전국에 확산시켜도 되겠느냐고 요청했다. 감사하게도 성서복지관이 흔쾌히 허락해주어 그것을 매뉴얼로 만들어 참가할 기관들을 모집했고, 2006년도에는 공식적으로는 20기관이 이 사업에 참여했다. 사업에 필요한 사업계획서 초안, 홍보물, PPT자료나 팝업창, 전단지, 이런 것들을 초안으로 미리 제공해드리면 담당사회복지사는 업무를 줄일 수 있다. 그 기관에 필요 없는 것은 빼고, 기관에 필요한 것만 새로 하면 되니까 업무량은 줄고, 그 시간에 지역주민을 직접 만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담당사회복지사는 결재 받기도 더 쉽고, 대부분 예산은 거의 안 들고 몇 백포기의 김장김치나누기 사업을 할 수 있다. 기관별로 적게는 3~40가정에서, 많게는 몇 백 가정까지 한다.

 

단지 김장뿐 아니라 복지관의 많은 사업들을 이런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겠다 싶어서 브랜드매니저를 하는 기관의 지역사회를 직접 돌아다닌다. 예를 들면 도서관 등에 들어가서 “사회복지사인데 인사드리러 왔다.”고 하며, “여기에서는 어떤 좋은 일을 하고 있는지 여쭈러 왔다”고 한다. 여쭐 것만 여쭙는 게 아니라 사람들 오가는 것도 보다 보면, 사람들이 무엇을 요청하기도 하고, 정보들도 많이 얻을 수 있다.

 

요즘 하고 계시는 일 중 한가지 만 더 소개해주신다면..

소식지 모임에 격주로 참여하고 있다. 복지관은 대부분 소식지를 만드는데,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들이 소식지를 일로 받아 그냥 만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소식지로도 충분히 사회사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지역주민들을 찾아가서 만난다고 했는데, 지역주민을 만나서 “소식지로 취재하러 왔다”고 하면 이보다 더 좋은 대화소재가 없다. 게다가 “사진도 찍고 인터뷰도 실으려고 하는데 이곳이 지역의 복지활동을 위해서 어떤 활동을 하시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소식지를 통해 기사화(칭찬)도 해드리면 그것이 바로 그분이 그 일을 더 잘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렇게 소식지에 담은 내용 중 다른 분에게도 제안할 수 있는 부분은 아랫부분에 빼내어, “이분은 이런 일을 하셨는데 다른 분들도 이렇게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하고 제안도 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소식지인거 같다. 칭찬해주는 도구이기도 하고,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면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한 것이다.

소식지 모임에서는 복지관 실무자들 몇 명과 함께 실제로 기획을 같이하고, ‘소식지를 어떻게 잘 만들까’, ‘직원과 이웃이 어떻게 잘 소통할까’, ‘디자인이나 배포를 어떻게 할까’ 등을 같이 고민한다. 서로 자신의 기관소식지를 가지고 평가하고 매뉴얼도 만든다. 기존 소식지를 만드는 사람이 다른 사업단으로 갔을 때 새로운 담당자도 그 매뉴얼을 가지고 소식지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복지현장에서의 안타까운점이나 사회복지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있다면...

 

마을에 횃불과 작은 양초가 있다면, 횃불이 혼자서 마을을 다 밝히고 돌아다니면 힘들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작은 양초들에 불을 나누어 주어 양초가 마을을 밝히게 하는 것이 횃불도 살고, 마을도 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지역사회에는 이웃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고 싶은 마음은 많이 있는데 오히려 자기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경우들도 있다. 이때 복지관이 그런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허브(hub)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이때 양초가 일을 잘하면 누가 주목을 받을까? 결국 칭찬받는 것은 출발점이 되어준 횃불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복지관이나 사회복지사들이 우리 횃불이 얼마나 강한지를 얘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오히려 다른 기관이나 단체, 지역주민들이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서 복지를 확산시키면 오히려 복지관이 더 인정받게 된다고 생각한다. 복지관의 존재이유나 가치도 훨씬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복지를 확산시키는 일은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의 정체성을 더 강화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계는 시민단체와 경쟁하기보다, 시민단체가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훨씬 가치 있다. 만약 대구 성서복지관이 사업을 공유해주지 않았다면 '+ONE(플러스 원) 김장김치 지원사업'은 전국에 확산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유하였더니 어떤가? +ONE 참여 기관은 대구 성서복지관이 +ONE을 가능하게 해준 곳임을 알고 있으며 모임에서도 성서복지관에 진심으로 감사드렸다. 대구 성서복지관은 귀한 일을 했는데, 복지계 내 감사와 신뢰가 저절로 따라온 것이다. 정말 잘한 사업이라면 복지관들은 그 사업을 확산시켜줘야 한다. 그랬을 때 언제나 기초부터 다시 세우는 것이 아닌,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후배사회복지사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작년에 복지1세대 탐방을 다녀왔다. 사회복지학과를 나오셔서 평생 현장에 계셨던 분들을 조사해서 방문했다. 사회복지정보원의 단기순례로 진행했는데, 초창기 학교들의 동문들 중, 특히 현장에 계신 분들을 주로 방문했다. 평생 현장에 계셨던 복지1세대 선배님의 기록이 기록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 염려되어,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이 일을 했다. 아쉬운 점은 벌써 돌아가신 분들이 계셨다는 점이다.

 

요즘의 사회복지 방향은 탈시설화와 통합이고, 가능하면 시설보다 탈시설을 얘기하는데 1세대 탐방을 다니면서 생각한 것은 그 시대에는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부산 가덕도에서 소양보육원을 운영하고 계시는 지득용 선배님을 뵙고, 전쟁 때 소양보육원은 시설이 아니라 진짜 가정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 관점에서는 그곳이 시설일지라도 그 당시 지득용 선배님에게, 소양보육원 자녀들에게 그곳은 가정이었기에 탈시설화라고 얘기할 수도 없는 최선의 곳이었다. 그 말씀을 듣는데 눈물이 흘렀다. 지금의 기준으로 이 전의 것을 쉽게 판단해 버리는 내 자신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

 

이 점을 비추어 보면 후배사회복지사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하다 보니, 종종 선배의 일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업은 모두 역사적 배경이 있는 것이다. 역사가 있어야 더 발전할 수 있다. 쉽게 무너지는 역사 속에서는 큰 성과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새로 시작하기 전에 선배의 사업을 잘 이어받아 지금에 맞게 어떻게 잘 고쳐 쓸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 주면 좋겠다. 혹, 맞지 않는다 싶어 버려야 할지라도, 선배의 것을 가지고 먼저 고민해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지역과 사회, 역사가 요구하는 마땅함을 따라 복지사업을 장기적으로 발전시켜주기를 바란다. 나 또한 어린 나이이니 이와 같이 활동하고자 한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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