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관의 뉴노멀과 위드 코로나
최미영(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사람중심서비스국 국장)
잠시일 것만 같았던 팬데믹(Pandemic)은 벌써 2년 차에 들어섰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하반기에는 서비스 정상화를 꿈꾸었지만 최근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지속되자 이용자들은 물론 복지관 동료들도 팬데믹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팬더믹 초기보다 우리가 훨씬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짧았지만 강렬하게 변화에 맞선 그 경험들이 우리에게 자양분이 되었기 때문이다.
개인별 지원 다각화와 적극적 대면을 위한 실천
팬데믹 상황 초기 몇 달간의 서비스 공백(복지관 휴관 형태)은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일상을 위태롭게 하였고, 그들의 삶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우리에게도 깊은 상처가 되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장애인지원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 임을 절실히 깨달았고, 우리는 서비스 유지를 위하여 기존의 서비스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당사자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방식과 수단을 개발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장애인 당사자가 장애인복지관의 서비스를 일상 공간인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원활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당사자 주변인(가족, 돌봄 제공자 등)을 대상으로 다영역 컨설팅을 실시하였고, 나아가 당사자에게 중요한 일상이 유지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연결(Connecting)을 통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였다. 또한 장애인복지관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당사자 가정과 지역사회 일반복지수단(공간, 시설, 제도, 제품, 서비스, 조직, 문화 등)이 활용되도록 하였다. ‘언택트(Untact) 서비스’는 모든 장애인복지관에서 필수적이고 보편적인 사업추진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지금은 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고 있다.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초기만 하더라도 정보전달을 위한 일방적 동영상 제공의 빈도가 높았으나 점차 당사자의 디지털 활용 역량이 강화되면서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위한 원격 화상교육 등 디지털 플랫폼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통, 연대, 파트너십의 중요성: 묻고, 의논하기
팬데믹을 맞아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였던 실천을 하면서 우리는 매 순간 ‘지금 상황이 어떤지? 무엇이 요구되는지? 어떤 방식이었으면 하는지?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등을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동료 기관과 주민들에게 묻고 의논하였다. ‘묻고, 의논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우리가 계획한 것을 보완해주었고, 더 쉬운 방법이나 유용한 자원을 알려주었으며, 때로는 이해와 용기도 건네주었다. 이렇듯 팬데믹 상황 속에서 소통, 연대, 파트너십은 그 어떤 기술적 대응보다 당사자에게 더욱 실리적인 지원의 길잡이가 되었다. 이러한 소통의 노력이 이용자의 마음에까지 닿아서였을까? 지난해 복지관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모두의 예상을 깨고 지난 10년 이래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비록 서비스의 양은 줄어들었지만 아마도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자 했던 노력과 팬데믹 시기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있다는 공감과 파트너십이 만족도에 영향을 주었을 거라 예상해 본다.
위드 코로나,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며
팬데믹 2년차,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심리운동 서비스를 진행하는 동료는 “꼭 코로나19 시기에 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특별한 일과가 없는 날, 주말이나 여가 때 온라인으로 심리운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거죠.”라고 말을 건넨다. 고용지원을 담당하는 동료는 “펜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본격화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기술의 발전 덕분에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활동이 많아지면서 장애인 고용에 있어서도 많은 기회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동료들의 말을 들으며 팬데믹 장기화로 인한 어려움도 분명 있지만, 성장하고 나아가는 부분도 있다는 것 실감한다. 이제 눈앞에 다가온 위드코로나 시대, 그리고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되는 메타버스(Metaverse) 환경을 맞아 다시 ‘기회의 끈’과 ‘배움의 끈’을 이어나가자는 다짐을 해본다. 여전히 방역체계 4단계가 지속되고 있지만 ‘장애인 보통의 삶’을 향한 우리의 다짐과 의지는 그 어떤 대응 단계보다 높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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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복지이슈Today 102호(2021년 9월호) 장애인복지관의 뉴노멀과 위드 코로나(서울시복지재단. 2021.09.01.)
서울장애인복지관이 이 시대 사회사업계에 선생님 말씀처럼 "기회의 끈, 배움의 끈"이 되었습니다.
그 끈을 잡고 우리 함께 나아가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