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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관점에서 본 한국의 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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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사회는 여러 면에서 피로사회. 장시간 노동에 많은 사람들이 시달린다는 의미에서 피로사회다. 그런데 또 다른 차원에서 피로사회이기도 하다. 사회변혁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커다란 사건도, 내가 대하기에 불편하면 그냥 묻어버리는 의미에서 피로사회다. 우리의 안전불감증을 뼈아프게 건드린 세월호 사건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피곤한주제다. 한국은 기후악당이라는 소리를 국제사회에서 듣고 있지만, 지금 당장 편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과거사 청산은 몇몇 소수의 귀찮은 잔소리이거나, 특정 정치집단의 전략적 이용 수단일 뿐이다. 나치 정권의 만행이라면 유대인 수용소 경비까지 처벌하고 지금도 뭔가를 끊임없이 찾아내는, 피곤함을 모르는 독일과는 다른 사회적 분위기다.

 

 

 젠더 관점역시 그렇게 피곤한 주제중 하나이다. 드물게 보이던 여성들이 사회 어느 분야에서는 10명 중 3명 채우는 수준이 되었고, 남성들이 저임금이라고 혹은 여성적 돌봄 영역이라고 외면하는 분야에 여성들이 과반을 넘어가니까 역차별 목소리가 커진다. 1996년부터 여성발전기본법을 시행하여 여성에 대한 성차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남성도 차별받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양성평등기본법을 10년도 채 안된 2016년부터 시행하였다. 유감스럽게도 세상은 그렇게 빠르게 변하지 않았다.

 

 

 역차별의 시대에 젠더 관점을 언급하여 많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더군다나 여성 사회복지사가 남성 사회복지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왜 젠더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실무 담당 사회복지사 중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관리직 수준으로 가면 남성 비율이 그 반대 수준만큼 압도적이다.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여성의 경력단절, 유리천장은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여성 사회복지사들이 경험하는 성희롱, 성추행 등 젠더폭력 양상은 게다가 다차원적이다.

 

 

  직장 상사나 동료 직원으로부터 당하는 젠더폭력은 다른 분야나 마찬가지 양상이다. 그러나 어디 가서 사회복지사라고 자신을 소개 할 때 뜬금없이 좋은 일 하십니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분야답게, 불미스러운(?) 일을 가급적 참으라는 강요가 다른 분야에서보다 더 하다. 좋은 일 하는 분위기를 망치지 말아야 할 것 같은 자기검열의 강도 또한 높다. 여기에 더하여 클라이언트가 함부로 하는 젠더폭력은 이슈조자 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감정노동자 보호 관련 경고가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저쪽은 클라이언트이고 나는 사회복지사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내가 감내해야 한다. 내가 불친절했다고 저쪽이 목소리를 높이면 나는 그 현장을 떠나든지 징계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클라이언트 남자가 나에게 함부로 한 행동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 어렵다.

 

 

  제도적 차원에서도 사회복지는 돈 버는 가장 남성, 집안일하고 애 낳는 여성구도를 여전히 전제로 한다. 남성 취업노동자 중심 사회보험제도는 독박육아에서 시달리다 결국 경력단절을 하는 여성의 상황에 도움이 안된다. 소득 수준과 가입기간이 노후빈곤 예방에 결정적인 국민연금제도에서 돌봄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을 고려한 규정은 초라하기만 하다. 이른바 출산크레딧을 믿고 아이를 둘 이상 낳았을 때 엄마에게 남는 결과는 경력단절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남성보다 더 많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동일노동을 전제로 했을 때 남성 임금의 70% 수준인 성별임금 격차를 지금의 고용보험은 해결해 주지 못한다.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안보이던 여성들이 갑자기 보이기 시작했다고 성평등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전에는 여자에게 불편 없이 하던 말, 행동을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성평등이 이루어진 것은 더군다나 아니다. 안하던 가사돌봄노동을 조금 하기 시작했다고 아빠들이 힘들어졌다고 할 이야기도 아니다. 여성에게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사회복지 현장, 여성의 취업돌봄 노동 이중부담을 해결해 주지 못하는 사회보험제도가 있다. 앞으로 수십 년을 더 이야기해도 피곤하지 않을 주제이다.

 

 

 

 

본 게시물은 서울시복지재단과 글쓴이의 허가를 받아 게시하였습니다.

출처링크: http://asq.kr/y8QOaB

출처: 복지이슈Today 101(2021년 8월호) 젠더 관점에서 본 한국의 사회복지(서울시복지재단. 202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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