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관리(case management) = 'case navigation'
황영숙
(가락종합사회복지관)
지역사회조직화사업과 장애인자활사업을 하고 있던 나에게 작년 9월, 새로운 사업이 맡겨졌다. 바로 가족복지팀에서 사례관리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학부 때 사례관리 수업을 한 학기 들었고 다른 기관에서 1년 정도 사례관리의 경험을 한 것 외에는 경험이 없었던 터라 부담과 고민이 컸다. 무엇보다 사례관리라는 것이 한 사람, 가족의 삶에 직, 간접적으로 함께 호흡해야하는 일이기에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할지, 어떤 도구를 사용하면 내가 만나는 가족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사례관리’와 관련된 교육을 찾아 열심히 들었지만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교육이라 늘 아쉬움이 컸다. 좀 더 집중적이고 실제적인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마름을 갖고 있었는데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홈페이지에서 본 '사례관리 전문가과정' 이라는 교육주제를 보는 순간 "아~ 이거다! 게다가 환급도 된다니~!!^^“
좋아요 1. 【현장의 풍부한 경험을 갖춘 선배이자 오랜 시간 사례관리에 대해 연구한 전문가, 최고의 강사진!】
현장에서 사례관리를 하면서 쌓인 풍부한 임상경험을 기반으로 연구하여 완성된 그 한 권의 책을 집필한 교수님들이 직접 강의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6명의 교수님의 교육은 기대만큼이나 실제 교육에서도 고민하고 어려웠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었고 깊이 있는 교육으로 사례관리의 맥을 잡을 수 있는 명쾌한 시간이었다.
좋아요 2. 【실제적이고 적용가능 한 교육】
이틀 동안 진행된 교육은 사례관리의 개념, 관점과 이론, 모델에서 사례관리의 운영체계 이해 및 간접실천, 주요과정 이해 및 직접실천, 그리고 사례관리 양식 이해 및 활용법까지! 사례관리의 이론적인 부분 뿐 아니라 실제적인 교육이어서 적용점을 많이 찾을 수 있었고 새롭게 사례관리 사업을 시작하게 된 나로서는 신나게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의 기관 상황에 맞게 다시 보완하고 수정해 나가야 하는 과제가 생겼지만 처음에 가졌던 부담보다는 오히려 즐거움으로 사례관리를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교육을 들으면서 가장 인상적이고 명쾌했던 내용은 사례관리(case management)를 'case navigation'이라고 정의한 부분이었다. 운전을 해본 사람들은 한번쯤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새로운 곳을 가야할 때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던 내비게이션.
사례관리자는 내비게이션이고 운전자는 클라이언트이다.
사례관리를 위해서는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목표)를 정확히 입력해야 한다.
클라이언트 가정에 물품을 지원하기 위해 처음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찾아갔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 문을 열어주는 게 아닌가! 아차 하고 주소를 확인해 보니 내비게이션에 잘못된 주소를 입력했던 것이다. 따라서 사례관리자가 클라이언트와 함께 목표를 명확히 세우기만 한다면 제대로 된 사례관리를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내비게이션(사례관리자)은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얼마 전 갖고 있던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 했더니 그전에는 없던 기능들이 있어 생겨나 더 쉽고 빠르게 목적지를 찾아갔던 경험이 있었다. 우리가 만나는 클라이언트들은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핵심은 풍부한 자원동원능력이므로 경제, 주거, 교육, 의료, 법률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지식과 지역사회의 자원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시켜 놓아야 한다.
또한 클라이언트가 호소하는 어려움에만 집중 해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례관리자가 어디쯤 서 있어야 할지, 무엇을 바라보아야할지 자신을 돌아보고, 클라이언트에게 힘이 있고, 해결책이 있다는 것을 매 순간 인식해야 한다. 세번째는 운전자(클라이언트)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야 한다.
처음 운전을 시작했을 때, 낯선 지역에 가야할 때 내비게이션만 의지해 길을 찾아갔었다. 하지만 자주 운전을 하면서 익숙해진 곳을 갈 때면 지름길을 찾아내기도 하고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고 찾아 가기도 했다. 사례관리자는 클라이언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가 이야기하는 경험, 능력을 존중하고 세워주어야 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클라이언트가 더 쉽고, 더 정확한 해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은 목적지에 잘 도착하도록 도와주는 안내자일 뿐이지 시동을 걸어야 내비게이션이 작동되고, 운전대를 잡고 그 길을 찾아가는 것은 바로 운전자, 클라이언트이다.
나중에는 운전자인 클라이언트가 내비게이션 없이도 운전해 목적지를 잘 찾아갈 수 있을 때까지 함께 손잡고 걸으며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