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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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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서울 사회복지사 서비스실천 감동사례 공모대회 최우수상 수상작

모두가 하나 되어 이뤄낸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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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옥 사회복지사 (영락사회복지재단)

 

1년 365일 24시간 응급신고에 늘 긴장하며 일을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아동학대 상담원이다. 하루에도 여러차례 신고전화가 걸려오고 몇 분 단위로 상담, 항의 전화가 오는 사무실, 고요함을 깨고 울리는 전화한통, 다급한 어머니의 목소리 였다.  

  심각한 학대로 사례관리가 되어 지고 있는 아동(여, 중2)이 있었다. 하지만 학대가 익숙해져버린 아동은 학대행위자와의 분리를 원하지 않았고 상담원은 1년이라는 시간동안 아이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집중했다.(아동의 동의 없이는 강제 분리 할 수 없음) 그러던 중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인 아동은 친엄마에게 도망치기로 결심하고 수업을 마친 후 엄마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아이가 도망친 것을 알고 가만히 있을 아빠가 아니었다. 다음 날 계모와 부가 학교에 찾아와 아이를 데려가겠다며 큰소리로 욕을 하고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이에 침착하게 대처한 학교 선생님은 상담원과 친모에게 연락을 했고 엄마는 아이와 몰래 학교에 숨어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에게 잡혀 엄마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맞고 밟히고 옷은 다 찢겨진 채 몸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다. 아이는 자신의 친구들과 선생님들 앞에서 엄마가 아빠에게 폭행당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보는 사람들이 너무 가슴 아플 정도로 안타까웠지만 아빠와 계모는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이의 안전이 시급한 상황에서 상담원이 아이를 차에 태워 이동하려고 하자 아빠는 차를 흔들며 욕을 했고, 심지어 차 바닥으로 들어가 밟고 지나가라며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다행히 응급 출동을 하기 전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 놓았었는데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빨리 경찰이 도착해서 부와 계모를 진정시켜 돌려보낼 수 있었다.


  모두의 불안함 속에 다음날이 찾아왔다. 난동을 부리지는 않았지만 아동이 학교를 마칠 시간이 되자 부와 계모가 정문 앞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에 교장선생님과 학생 주임 선생님은 교장실에 아동을 대피 시켰고, 상담원들은 어제 출동했던 차량과 다른 차를 이용해 학교로 진입해 교장실로 들어갔다. 경찰, 교장 선생님 이하 담임선생님, 상담원, 아동이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시작했다.


  학교 밖으로 나가게 되면 상담원과 함께 거처를 옮기고 전학을 가게 된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안내하고, 학교에는 비밀전학에 대한 협조를 구한 후 경찰과 다시 회의를 시작했다. 정문에 있는 계모와 부를 피해 상담원이 먼저 차를 타고 나가고 아동과 모는 경찰차를 타고 이동해 안전한 곳에서 만나기로 합의를 했다. 혹시 부가 모와 아동을 찾아가 또 다시 폭력과 폭언을 행사할 것을 대비해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협조를 구한 후 상담원이 먼저 자리를 이동했다. 곧 경찰이 아동과 모를 부로부터 안전하게 데리고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사이 전국 가정폭력 쉼터에 모녀가 갈 수 있는 곳이 있는지 확인했다. 우리는 꽤 먼 거리를 이동해 쉼터 선생님들께 두 분을 인계하고 헤어짐을 준비했다.


  그 후 수도 없이 걸려오는 아빠의 협박 전화와 욕설. 무슨 권한으로 자신의 아이를 데려갔냐며 경찰에 고소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조치를 전부 취해 놓았다. 아동학대 상황에서 시의 승인을 받고 학대행위자로부터 아동을 분리 할 수 있는 권한이 우리에게 있었고, 쉼터로 분리 한 다음날 시에 공문을 보내 아동 보호 승인을 받아 놓았다. 또한 빠르게 비밀전학 절차를 밟아 아이가 부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학업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아이가 어느 학교로 전학을 갔는지는 절대 부와 계모에게 공개되지 않는 것이 비밀전학의 원칙이다. 그리고 기존에 살던 집의 짐을 아동과 모가 받아 볼 수 있도록 쉼터에 지원을 드리는 것으로 우리의 역할은 마무리 되었다. 두 달 정도 흘렀을까 어머니로부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선생님 잘 계셨어요? 정신없이 보내느라 이제 여유를 찾았어요. 우리 애 학교에서 적응 잘하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어서 너무 좋아해요. 저도 근처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조금 더 일 해서 돈 모으면 월세라도 얻어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선생님 아니었으면 불가능 했을 거예요. 제가 종종 연락드릴게요.”
  이렇게 안정적으로 그 곳에 적응하고 계시다는 것을 확인 한 후 사례를 종결했다.
  벌써 2년 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 사례는 내 기억 속 가장 완벽하고 가슴 뭉클했던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학교의 도움이 없었다면 기관과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시에서 지체를 했다면 절대 빠른 조치는 이루어 질 수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경찰에서 현장 출동에 즉각 협조해 주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다.
  이렇게 100개의 사례 중에 하나라도 잘 해결되는 사례를 겪으면 어떤 어려움도 위험한 상황도 이겨나갈 힘이 생긴다. 아동학대상담원, 그들의 작은 노력으로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다면 언젠가 학대가 사라지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는 것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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