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칼럼
조회 수 5537 추천 수 0 댓글 0
Atachment
첨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모금이 두려운 이유

 

 

 

 

 

 

 

 

정현경국장님.jpg

 

정현경 사무국장

(서울특별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부담스럽다!, 하기싫다!, 무섭다! 이 3가지는 모금가들이 두려워하는 공동의 적이다.  특히 기부자에게 ‘요청하기’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감정적 요소이기도 하다.  우리가 하는 모든 모금활동은 크게 ‘요청’을 위한 준비와 ‘요청’이후의 관리로 구분할 수 있다.  흔히 ‘요청하기’(Asking)를 모금의 끝판대장이라고 한다.  이렇게 중요한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모금가들은 왜 ‘요청’이 두려운 것일까 ?

 

 

모금하는 이유를 모른다. 
자신도 기부하지 않는다.
조직이 투명하지 않다.
책임져 줄 사람이 없다.
기부자에 대한 정보가 없다.
여쭙고 요청하다.


모금하는 이유를 모른다.

  우리가 요청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모금하는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모금을 요청하는‘나’자신에 대해, 우리 조직에 대해, 그리고 우리 조직의 모금목적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큰 뜻을 품고 기관에 입사한 것도 아니고(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성격 좋다는 이유만으로 자원개발업무가 맡겨졌는데 어디에서 자원을 끌어와야 하는지 조직 내 그 누구도 말해 주지 않는다.  게다가 모금명분은 어느 날 갑자기 회의 끝 무렵에 전달된다.  조직리더가 나누어주는 사업계획서를 읽어보니 그냥 그렇고 그런 뻔한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모금담당자가 현장에서 기부자에게 과연 모금을 요청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본 칼럼을 연재하면서 가장 강조한 것은 모금이란, 조직 안에서의 모금목적에 대한 공감과 확신이라는 것이다.  화려한 기능의 모금기술이 펼쳐지는 조직일지라도 모금의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실제 모금하는 모금활동가들이 그 명분을 공감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에게도 요청할 수 없다.  기부자에게 요청하기가 두려운가? 자꾸 머뭇거리고 입안에서 외운 대사들이 맴도는가? 그건 당신이 기부자에게 요청하려고 하는 명분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명분은 당신의 것도, 당신 조직의 것도 아닌 단지 문서로 전달되는 종이쪼가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노인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에게 상담전화가 걸려왔다.  바자회 물품을 요청하기 위해 의류회사에 문을 두드려야 하는데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대상선정과 경로를 알려주고 상담을 마쳤다.  일주일이 지나자 또 전화가 왔다.  대상은 알겠는데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몇가지 방법을 다시 알려주었고 며칠이 지난 후 다시 또 전화가 왔다.  행동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이어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자 마자 나는 직접적으로 되물었다.  “시설에서 바자회를 꼭 해야하는 상황인가요? 아니면 연례행사인가요? 그리고 바자회 목적이 뭐예요?” 사회복지사의 장황한 대답을 요약하면 이러하다.  연례행사는 아니지만 다른 시설에서 바자회를 통해 일정금액의 자원이 생기는 것을 보고 조직의 리더가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이며 바자회의 목적도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좀 쉽게 이야기 하면 이 조직은 배가 고프지도 않은 즉 모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단지 남의 이야기만을 듣고 좋다는 음식에 대한 환상으로 부화뇌동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과연 성취하고 싶은 또는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단순한 앎을 벗어나서 조직전체가 합의할 수 있는 모금명분을 세우고 화려한 대화기술이 아닌 더듬거리더라도 당당하게 요청할 수 있는, 당신 스스로가 확신할 수 있는, 왜 모금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기부자에게 요청할 수 있다.

 

 

자신도 기부하지 않는다.

  왜 모금을 해야하는지, 꼭 모금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내 가슴을 뒤흔든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바로 내 주머니를 뒤져 돈을 꺼내게 된다. 기부자에게 기부를 요청하기도 전에 내가 먼저 기부를 한다는 것이다.  모금이 성공한 조직의 공통점은 모금활동가들이 먼저 기부를 한다는 사실이다.  모금의 종자돈은 고액기부자가 내는 경우도 있지만 모금조직에서 모금활동가들이 선행하는 기부금도 있다.  이 돈이야 말로 탄탄한 모금종잣돈의 역할을 하게 된다.  모금활동가들의 기여형태는 여러 가지다.  기부금이 될 수도 있고 밤을 세우는 열정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  내가 먼저 기부를 하면 매사에 당당해진다.  하고 싶은 얘기를 자신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부자에게 기부를 요청할 때도 이런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린다면 기부자의 신뢰도는 높아질 수 있다.  돈 가는데 마음이 가게 마련이다.  단 몇 푼이라도 내 돈을 주고 산 물건은 소중하고 애착이 간다.  적은 돈이라도 내가 기부한 곳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노련하고 경험많은 기부자들은 모금가들이 기부를 요청해 올 때 모금가를 향해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이 일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나요?”라고.  “저는 월급받으면서 이렇게 일을 하고 있잖습니까?”라고 대답할 수 도 있겠지만 “이 일은 너무도 중요하고 제 마음을 뛰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저도 적은 돈이지만 기부를 했습니다”.  기부자가 기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보다 모금가도 스스로 먼저 기부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우리가 해야하는 ‘요청하기’는 더 이상 두렵지 않을 것이다.
 

 

 

* 다음 호에서는 모금이 두려운 이유 ḬḬ <조직이 투명하지 않다>, <책임져 줄 사람이 없다> 편이 이어집니다. 

 

 

 

 

정현경

서울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사회복지 현장에서 모금활동가로 일한다.

사회복지사를 시작으로 기부와 모금이라는 단어가 정착되기 전부터

복지와 자원개발을 어우르고 확대하는 일을 했다.

저서로는 모금을 디자인하라, 스크루지의 마음도 여는 한국의 모금가들이 있으며,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풀어내는 모금해법을 바탕으로 교육과 컨설팅을 하고 있다.

 

 
* 사무국에서는 2013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매월 24~25일 정현경 사무국장의 "사회복지사의 이중고! 모금타파!" 모금기획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1. 서울시 여성복지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부터!

    “원순씨와 함께하는”청책 서울시 여성복지서비스, 종사자 처우개선부터 한국여성의 집 이정미 원장 2011년 3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
    Date2013.12.12 ByAdmin Views2264
    Read More
  2. 유혹의 기술?, 사람들은 왜 기부할까! < Ḭ >

    유혹의 기술?, 사람들은 왜 기부할까! < Ḭ > 정현경 사무국장 서울특별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이제 막 모금을 시작하려는 단체에 ‘모금’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강의하고 질문을 받는 순간이다. “사람들에게 눈물을 짜내면서 기부하게 하는 방법이나 설득하는 구...
    Date2013.12.02 ByAdmin Views3792
    Read More
  3. 서울시립 사회복지시설의 위탁기간은 5년입니다

    서울시 사회복지시설의 숙원 과제였던 시립 사회복지시설의 관리 운영 위탁기간이 5년으로 확정되어 실시됩니다. 2012년 7월 9일 시립 사회복지시설의 관리 운영 위탁기간을 3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변경하는 서울특별시 사회복지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
    Date2013.10.29 ByAdmin Views4653
    Read More
  4. 최저임금제도를 왜곡한 경제교과서의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

    [기자회견문] 최저임금제도를 왜곡한 경제교과서의 즉각적인 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기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로 시행되고 있는 최저임금제도가 경제교과서에는 대표적인 정책실패...
    Date2013.10.24 Bysasw Views2868
    Read More
  5. No Image

    사회복지사가 생각하는 사회복지

    '사회복지사가 생각하는 사회복지' 내가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에서 하는 강의 제목이다. 원래는 사회복지 정책의 변화를 강의해야 함에도 이렇게 제목을 달았다. 무상 급식 등 지난 지방선거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사회복지가 쟁점으로 등장하면서, '사회복...
    Date2013.10.15 Bysasw Views8357
    Read More
  6. 모금이 두려운 이유 ḬḬ

    모금이 두려운 이유 ḬḬ 정현경 사무국장 (서울특별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부담스럽다!, 하기싫다!, 무섭다! 이 3가지는 모금가들이 두려워하는 공동의 적이다. 특히 기부자에게 ‘요청하기’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감정적 요소이기도 하다. 우리가 하는 모든 모금...
    Date2013.09.24 Bysasw Views5266
    Read More
  7. 모금이 두려운 이유 Ḭ

    모금이 두려운 이유 Ḭ 정현경 사무국장 (서울특별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부담스럽다!, 하기싫다!, 무섭다! 이 3가지는 모금가들이 두려워하는 공동의 적이다. 특히 기부자에게 ‘요청하기’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감정적 요소이기도 하다. 우리가 하는 모든 모금...
    Date2013.09.12 Bysasw Views5537
    Read More
  8.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복지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

    < 성명서 >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복지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 ! 영유아보육사업을 비롯한 기초노령연금, 국민기초생활보장비, 장애수당 등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복지사업은 중앙정부의 책임 하에 진행되어야 합니다. 예산분담에 대한 사전협의 없이...
    Date2013.09.02 Bysasw Views4385
    Read More
  9. "양천구 어린이집 특별활동비 비리" 나상희 의원의 외로운 싸움

    민간어린이집의 특별활동비 리베이트 사건이 화재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학부모들로부터 특별활동비용을 실제금액보다 초과해 받은 뒤 이를 특별활동업체에게 넘겼다가 나중에 차명계좌를 통해 차액을 다시 돌려받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특별...
    Date2013.08.23 Bysasw Views6309
    Read More
  10. 관리와 관계 그리고 VOC

    관리와 관계 그리고 VOC 정현경 사무국장 (서울특별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어떻게 하면 기부자를 잘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에 대한 나의 답변은 항상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부자는 관리대상이 아니다. 둘째, 기부자에게 어...
    Date2013.08.14 Bysasw Views8918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46 Next ›
/ 4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