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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와 관계 그리고 VOC

 

 

 

 

 

 

 

사진.jpg

정현경 사무국장
(서울특별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어떻게 하면 기부자를 잘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에 대한 나의 답변은 항상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부자는 관리대상이 아니다.
둘째, 기부자에게 어떻게 관리당하고(!) 싶은지 물어봐라.

 

이 말은 기부자는 관리대상이 아닌 관계를 맺어야 하는 대상이며, 기부자와 관계맺기를 위해서는 기부자에게 물어보는 습관과 기록을 꼼꼼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와 관계

  영업과 모금은 유사점이 많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바로 관리와 관계의 존재성이다.  보험이나 자동차 세일즈에서 성과를 높인 사람들의 비결을 물어보면 고객의 관심과 선호하는 방식, 그리고 적절한 감동으로 ‘관리’를 했다고 한다.  그들은 상품을 먼저 팔지 않는다. 그 전에 고객의 삶에 관심을 둔다.  고객의 삶을 파고 들다가 자신의 상품과 연결되는 적절한 시기에 판다.  초기 고객을 만나고 판매가 성사되는 시점까지의 과정들을 보면 매우 주도면밀한 관리기법이 체계적으로 짜여져 있다.  고객관리기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세일즈맨이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삶에 관심을 가져주며 내 기호에 맞는 응답을 해주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세일즈도 이러한데 하물며 공익을 위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자원을 모으는 우리가 기부자를 단순하게 관리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기부자의 존재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에 항상 주도적인 주체로써 인식되어야 한다.  우리가 우리의 영역을 구분지어 놓고 기부자를 객체로 규정하고 ‘참여’보다는 ‘납부’ 중심의 사고로 기부자를 따라오라고 명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부자 감사의 밤’을 준비하면서 기부자에게 보내는 초청장의 문구를 보더라도 이런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보편적인 조직의 ‘기부자 감사의 밤’ 초청장은 행사안내장 맨 밑에 이렇게 쓰여져 있다. ‘참석가능 하신 분은 02-123-4567로 미리 전화주세요!’라고.  그러나 모금을 잘하는 조직에서 진행하는 ‘기부자 감사의 밤’ 초청장 문구는 이러하다. ‘참석확인을 위해 별도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기부자는 우리의 명분에 공감하고 함께 걸어 나가는 동역자이다. 관리대상이 아닌 서로의 존재에 대한 관계 맺기로 격상시켜야 할 것이다. 


VOC(Voice of Customer : 고객의 소리)

    성공한 세일즈맨은 고객에게 항상 묻고 확인한다.  당신의 삶에 가장 행복한 날은 언제였습니까?. 현재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보험회사의 경우)매월 발행되는 보험료 납입안내문을 메일이나 우편 어느 것이 좋으신지요?.  무엇이던 고객에게 물어보고 고객이 원하는 방법으로 시행한다.  한 사회복지기관에서 기부자 관리를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사내 직원들과 토론을 했다고 한다.  정기적으로 전화한다. 소식지를 보낸다.  생일에 카드를 보내준다. 이 중 기부자를 관리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모두일 수도 있고 한 가지일 수도 있으며 해답이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해답은 기부자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왜 해답을 기부자에게 묻지 않고 조직원들에게 물으려고 하는가 반문하고 싶다. 

 

   우리는 종종 기부자에게 묻지 않고 우리 마음대로 기부자를 관리하려 든다.  당장 기관의 기부약정서만을 보더라도 이런 현상을 증명할 수 있다. 거기에는 기부자의 이름과 기본적인 인적사항, 통장계좌번호 아니면 신용카드 혹은 핸드폰의 결재 번호만을 요구한다.  왜 기부하게 되었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에 대한 기부동기와 우리 소식을 어떤 방법으로 전달받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은 없다.  우리에게 오직 관심있는 것은 기부자의 계좌번호뿐이다.  우리의 업무환경은 기부자관리에 대한 명확한 담당자도 없고 그나마 잦은 업무변경으로 새 담당자가 업무에 적응하기 바쁘다.  또한 관리 업무도 기부자 명부를 단순하게 입력하는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환경적 요인을 극복하고 기부자를 관리하기 위해서는(아니 기부자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처음 기부약정서에 간단하게 기본적인 기부동기와 소식 전달의 선호성만이라도 기입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  기부약정서를 만들 때 이런 몇 가지의 항목만을 삽입하는 초기 셋팅만 되어 있다면 오히려 기부자를 관리하는데 경비가 절감될 것이다. 
  
   최근 B기관의 모금전략 자문을 하게 되었다.  지난 2년간의 후원실적의 추이와 재원조달 영역분포도와 더불어 VOC라는 문서 한 장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 조직의 경우 VOC의 범위가 매우 한정적이긴 했으나 적어도 ‘기부자의 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현재의 후원실적이 높은 편은 아니였으나 나는 이 한 장의 문서에서 많은 가능성을 엿보았다.  ‘기부자의 소리 듣기’를 노력하는 기관, 자원개발의 해답을 기부자의 삶과 함께 맞추어 가려는 기관은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 VOC는 Voice of Customer의 약자로 고객의 소리(칭찬, 성향, 불만, 만족도 등)를 확인하여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고객관계관리시스템이다.

 

 

 

정현경

서울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

사회복지 현장에서 모금활동가로 일한다.

사회복지사를 시작으로 기부와 모금이라는 단어가 정착되기 전부터

복지와 자원개발을 어우르고 확대시키는 일을 했다.

저서로는 모금을 디자인하라, 스크루지의 마음도 여는 한국의 모금가들이 있으며,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풀어내는 모금해법을 바탕으로 교육과 컨설팅을 하고 있다.

 
* 사무국에서는 2013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매월 24~25일 정현경 사무국장의 "사회복지사의 이중고! 모금타파!" 모금기획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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