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제노포비아'를 경계한다!
안 효 철
(현장리포터, 국가인권위원회)
이번 19대 국회의원 선거 기간 동안 주목을 받았던 후보들 중 몇몇은 굉장히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은 이목을 끌었던 후보를 꼽으라면 진보신당의 청소노동자 비례대표였던 ‘김순자’씨와 새누리당의 첫 외국인 비례대표 ‘이자스민’씨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중에서 최근 비례대표 당선자로 헌정사상 첫 외국인 출신의 국회의원인 ‘이자스민’씨에 대한 해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적’ 발언들이 나와 문제가 되고 있다.
‘이자스민’ 당선자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몇몇 예전 뉴스들이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모처의 시내버스에서 인도출신의 교환교수로 00대학에서 일하던 남성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욕을 했고 이를 조사하던 경찰마저도 “니가 무슨 대학교수냐? 어느 공장에서 일하냐?”며 하대를 했던 사건, 부산에서 공중목욕탕을 출입하려던 우즈베키스탄 여성에게 ADIS 보균자 같다며 출입을 거부한 업주 등 이렇게 외국인 노동자나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무시와 조롱 그리고 혐오에 이르기까지 예전에는 외국의 뉴스에서만 보았던 ‘제노포비아’와 관련한 뉴스를 접하다 보면 너무나 부끄러운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언젠가 나도 모르게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계층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만약 ‘이자스민’당선자가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귀화한 외국인이었어도 사람들이 그에게 혐오스러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할 수 있었을까?
맛깔스런 부산 사투리의 방송인 ‘로버트 할리’씨나 한국광관공사 사장으로 독일에서 귀화한 ‘이한우’씨의 경우는 다르지 않나?
‘이자스민’ 당선인에 대한 폭언은 이번 총선이 끝난 후 총선 결과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다른 정당 지지자들 중 일부 몇몇 사람이 SNS 등을 통해 거침없이 썼던 이야기들이다.
물론 나의 정치적인 지향점과 다른 사람에 대해서 쉽게 동의하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애꿎은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차별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성숙한 모습이 아닐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계목주의 운동의 선구자였던 볼테르(Voltaire, 1694∼1778)는 “나는 당신의 견해에 찬성할 수 없다. 하지만 당신이 내가 찬성하지 못하는 그 의견을 말할 권리를 지켜기 위해 함께 싸울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느덧 우리사회에서 우리의 이웃으로 동료로 함께 살고 있는 외국인의 숫자가 140만명을 넘고 있고 특히 농어촌 지역에 가면 갈수록 그리고 이른바 3D업종으로 분류되어 내국인 근로자가 꺼리는 업종일수록 더 많은 외국인노동자들을 볼 수 있다.
사회복지실천에서 준수해야 할 사회복지사의 인권 원칙 중 사회복지사는 인종/계층/종교/언어/정치적 신념 등에 기초한 어떠한 차별 없이 가장 최선의 가능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하여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주 여성들의 권리증진을 위해 함께 눈물과 땀을 흘리고 때로는 함께 행복해 하는 우리 사회복지사 동료들이 있다.
이런 우리의 동료 사회복지사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분명한 한 가지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가치와 다양한 문화로 살아가는 같은 사회구성원들이 불합리하게 평등권과 인격권을 침해받지 않도록 우리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는 일부터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문화 사회란 하나의 문화에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을 종속시키는 사회가 아니라 다양한(多)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