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기획 인터뷰’ -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사회복지사의 역할
공선호 (신림종합사회복지관 팀장)
◈ 자기소개 및 걸어오신 길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관악구에 있는 신림종합사회복지관 어르신돌봄팀에서 근무 중인 공선호 사회복지사입니다. 개인적으로 금번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사회복지사의 역할 세미나’ 덕분에 이렇게 뜻깊은 인터뷰 기회까지 얻게 되어 기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우선 저는 사회복지사로서 14년 정도 근무했고, 신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한 지는 9년 차입니다. 사회 복지사로서의 경력 대부분은 사례관리 영역이었고, 2020년 노인맞춤돌봄서비스사업을 복지관이 위탁받게 되면서 무료급식&재가복지&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는 어르신돌봄팀으로 현재는 근무하고 있습니다. 한 부서에 40명이 넘는 선생님들과 함께 500명의 어르신들에 돌봄 관련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하루에도 많은 에피소드가 쏟아져 혼이 나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지금 하는 일에 즐거움을 갖고 보람을 느끼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작년 8월 이틀간, 서울 지역에 엄청난 폭우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큰 피해가 있었습니다. 그 중 관악구에서도 침수피해가 컸던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상황이 어땠었나요?
관악구에 시간당 131mm 폭우가 내릴 거라고는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밤 처음 생활지원사 선생님에 보고를 접하고 또 실시간 뉴스를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었고 다음 날 아침 침수된 지역에 방문했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더 상황이 좋지 못함을 확인 했습니다. 도로는 전날 비로 인해 버리고 간 차들로 통행이 어려웠으며, 작은 이면도로는 이미 물에 휩쓸렸거나 버려진 쓰레기들로 가득했습니다. 거리를 다니는 주민들 대부분 옷가지는 젖어 있었고 모두가 진흙탕 속에서 하나 라도 더 살림살이를 살리고자 노력하고 계셨고 저희도 바로 현장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 함께 손을 보태드렸습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며칠간 다시 비 소식이 예보되어 있어 현장에 있는 주민과 직원 모두 복구작업을 지속해야 할지, 우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비부터 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도 했으며, 너무 많은 피해에 막막한 심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혼란 속에서 대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신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어떻게 대응하셨나요?
다행히 코로나19 펜데믹을 겪으면서 재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가 조금은 연습 된 것 같습니다. 최초 상황을 확인하고 누구에게 어떻게 보고해야 할지, 보고를 받고 나면 어떤 논의를 하고 무엇을 중심으로 의사결정 할지, 또 직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가 나름에 훈련이 되어 있었다고 생각되며, 또 그 경험에 따라 우선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신속하게 찾고 대응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복지관이 혼자 대응하기보다 마을이 함께 대응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피해를 본 당사자들과 함께함은 물론 마을 모두가 나설 수 있도록 지역에 아젠다를 만들어 많은 이웃들이 복구에 도움을 주실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공공과 민관이 따로가 아닌 함께 대응하고자 협업이 가능한 지점을 찾고 협력하였으며 지금까지 언급한 이 모든 활동들을 앞으로 또다시 찾아올지 모를 재난에 대비하고자 기록하고 자료화하였습니다.
◈ 지난해와 같이 올 여름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신림종합복지관에서는 어떻게 준비 할 계획이신가요?
최근 전년도 침수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금년도 대비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금번 세미나 때 언급한 것처럼 정보에 취약하고 스스로 대비하기에는 몹시 어려운 당사자들의 현실을 또다시 확인하기도 했고요. 우선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해 지원받지 못한 분들에게는 정보(EX. 관악구청에서 진행 중인 반지하 차 수막 지원, LH·SH공사 임대주택의 경우 방수 및 배수로 정비지원 등)를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직접 신청해 드리기도 했으며,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 행동요령 등을 생활교육 형식으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직도 전년도 기억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일부 확인이 되어 이들을 대상으로 기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 올 여름도 또다시 찾아올지 모를 재난에 대비하고 또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전년도 재난의 기억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번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사회복지사의 역할 기획 세미나’에서 발표하신 소감 부탁드립니다!
작년 침수 피해 이전까지 기후위기와 우리가 만나고 있는 당사자들을 연결지어 생각하기란 어려웠습니다. 조금은 멀고 막연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직접 재난에 맞닥뜨리고 나니 사회복지 현장에서 우리가 만나고 있는 많은 당사자가 기후위기에 스스로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후위기에 책임이 큰 집단이 아닌 작은 집단에서 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현실과 반지하에 거주 하며 침수피해를 입고 다시 정부에 지원을 받아 이사간 곳이 반지하였다는 한 당사자의 한탄이 “사회복지사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해줬고 그 고민이 금번 세미나 발표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다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 2023년 6월 15일(목)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사회복지사의 역할 기획 세미나' -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위기대응: 재난의 불평등을 이야기하다 中 https://www.youtube.com/watch?v=wKugFYUWzZs
◈ 향후 이루고 싶으신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이루고자 하는 목표라기보다는 스스로가 ‘사회복지 전문성을 바탕으로 타인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비전이 있습니다. 사회복지라는 직업의 특수성이 계속 배우고 성장해야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갖춰진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금 만나고 있는 클라이언트들은 물론 함께 일하는 동료, 후배사회복지사들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 비전을 바탕으로 한 실천이 지금 한 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저희 팀원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고 제 노력이 그들 또한 또 다른 누군가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회복지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