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교육 특화과정 후기
보수교육은 참 재미없다.
김혜연 사회복지사 (은평지역자활센터)
보수교육은 참 재미없다.
세상 어느 교육이 재밌겠으며, 어떤 사람이 공부하는 게 좋으랴 만은.. 사회복지사의 보수교육은 그 중에서도 특히 재미가 없다. 사회복지 보수교육이라는 게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의 가치관 형성 및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사회복지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지만, 교육 한 번에 80여명 가까운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 앉아 자장가 같은 교수님의 말씀을 하루 듣는 게 과연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결국 사회복지 보수교육이란 그저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들이 그렇듯 하루 시간을 내서 의무적으로 듣고 마는 그런 교육의 하나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 특화교육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영역에 맞춰 이루어지는 단순 이론 교육이 아닌 주제가 있는 교육!! 이번에 내가 선택한 교육은 바로 그러한 교육이었다.
『창의적 기획과정』
교육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교육의 주제는 창의력이었다. 창의력? 창의력은 대체 뭘까? 무엇이기에 사람들은 창의력에 매달리는 걸까? 요즘 사회는 무엇을 하든 “창의적인 사람이 되라.”, “창의적인 사고를 해라.” 라고 말한다. 흔히 말하는 창의력이 대세인 사회인 것이다. 얼핏 보면 창의력과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사회복지 업무마저 창의적인 아이템, 창의적인 아이디어, 창의적인 기획을 요구하고야 만다. 이번 교육을 받기 전까지 나는 창의력이란, 마치 예술적 재능처럼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고유의 능력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을 가진 내게 창의력이란 쉽게 범접하기 힘든 그런 까다로운 존재일 뿐이었다. 그런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 것은 강의 중 나온 두개의 슬라이드였다.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우리는 이미 사회복지를 통해 배웠습니다. 강점강화, 수퍼바이징, Here and Now 등..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애정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창의력은 일상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시선에서 나온다.”
방대욱 강사님께서는 창의력의 력(力)은 노력이라고 했다. 끊임없이 관찰하고 반복하고 노동하는 것, 창의력은 거기에서 시작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애정을 바탕으로 한 관심과 시선을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비법이라고 하였다. 이 두 슬라이드를 통해 나는 나의 창의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내 일에 대해 얼마만큼의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을까? 얼마나 몰입해서 고뇌하고 결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아마 처음 사회복지사의 길로 들어섰을 때만큼의 애정은 갖고 있지 못할 것이다. 그건 흔히들 말하는 소진 때문일 수도 있고, 또는 일상을 어느새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마는 나의 마음가짐 때문일지도 모른다.
교육을 끝마치고 직장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그 길을 처음으로 의미를 담아 유심히 관찰해 보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수백 번은 지나갔을 그 길에서 나는 처음으로 무수히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길가에 걸린 수많은 현수막과 포스터,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이 사는 모습들.. 그 안에는 내가 찾고자 했던 무수히 많은 정보들이 빼곡히, 그리고 역동적으로 살아있었다. 일상에의 관심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흥미를 유발했으며, 일에 재미를 주었다.
교육을 끝마쳤지만, 나는 아직 창의적인 사람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애정을 담아 관찰하고 노력하다보면 어느새 나 또한 내 분야에서 만큼은 창의적인 사람이 될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렇게 나는 2일간의 교육을 유쾌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이날 교육 중 프레지로 자기 소개하기 발표 중 김혜연 선생님 발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