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현장실습 지도자교육 기초과정‘을 마치며...
노원주 사회복지사(이화여자대학교 성산종합사회복지관 가족복지팀/ 맨왼쪽이 필자)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을 하는 동안 수없이 많은 교육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아 왔고 참여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교육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진짜 꼭 들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교육, 더욱이 교육을 듣고 나서 ‘이 교육 진짜 괜찮은데? 듣길 잘한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었던 교육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최근 듣게 된 ‘사회복지현장실습 지도자교육‘은 사회복지현장실습 체계 확립과 전문성 강화, 사회복지실습기관 인증제 대비라는 거창한 교육목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교육의 필요성을 몸소 절실히 느끼고 있기에, 또한 교육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기에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실습현장 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복지현장 안에서도 끊임없이 다루어지는,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슈퍼비전‘을 주제로 하여 교육이 진행되었기에 더욱 유용한 교육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교육을 듣고 나서도 여전히 ’슈퍼비전은 어렵다‘라는 생각이 남아있지만, 한편으로는 ’슈퍼비전, 이렇게 적용해 보면 괜찮지 않을까?, 이렇게 해 봐야지!‘라며 계획하고 방향성을 잡아갈 수 있게 된 것은 큰 성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배움에 굶주려 있는(?), 기대에 찬 초롱초롱한 눈빛을 반짝이며 실습생들이 성큼성큼 다가와 해맑게 문을 두드리는 여름/겨울 방학 시기가 다가올 때면 깊은 한숨이 더욱 잦아지곤 합니다. 아마 ‘실습 슈퍼바이저로서 슈퍼바이지에게 적절한 슈퍼비전을 주어야하고 잘 가르쳐야한다”는 슈퍼바이저의 책임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겠지요? 저도 실습생 시절을 겪었기에 실습생들과 함께 더 많이 나누고 가르치며 배워야한다는 마음이 굴뚝같지만 저 또한 아직도 상사, 동료의 슈퍼비전에 목말라 있고 제가 주는 슈퍼비전에 대한 확신도 없기에 실습 슈퍼바이저의 자리는 피하고만 싶은 자리입니다.
그러나 이틀에 걸쳐 진행된 이번 ‘사회복지현장실습 지도자교육‘을 통해 현장실습 슈퍼비전의 원칙과 구성요소, 슈퍼비전 기능과 슈퍼바이저의 역할, 슈퍼비전에서의 윤리적 고려, 적절한 슈퍼비전 유형의 활용, 효과적인 실습 슈퍼비전 설계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면서 실습 슈퍼바이저로서 이전보다 자신감이 생기고 조금 더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여기저기서 듣고 보고 배웠던 ’슈퍼비전‘이라는 여러 내용의 조각들을 ’실습현장‘에 적용하여 끼워 맞춰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해 보는 시간을 통해서 말입니다. 또한 이번 교육을 통해 관련 지식을 환기하고 정리하며 확충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그동안 진행했던 실습지도 내용을 돌이켜보며 슈퍼바이저로서 부족했던 점을 반성하고, 향후 보완할 점과 더 나은 실습지도를 위해 개발하고 준비해야 할 것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있었습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어느 시의 한 구절처럼 ‘지금 배운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실습생들에게 더 좋은, 적절한 슈퍼비전을 줄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록 짧은 시간 배정되어 있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지만 소그룹 활동을 통해 실습 슈퍼비전 계획안을 작성해 보고 서로 피드백을 나누며, 다른 사회복지사들은 어떻게 실습을 계획하고 슈퍼비전을 주고 있는지 간단하게나마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었습니다. 이 시간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되는 만큼 향후 교육에서는 이러한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 중에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공감되는 것은 슈퍼비전은 업무지시 및 평가, 감시가 아닌 학습의 과정으로써 슈퍼바이저와 슈퍼바이지가 서로 상호 존경과 믿음을 갖고 진행해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실습지도에 들어가기에 앞서 실습생들에게 이런 말을 곧잘 합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에,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애정을 가지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관계, 소통도 원활합니다. 실습기간 동안에 저와 동료 실습생, 주민 간에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며 함께 실습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렇게 말을 하고 실습을 시작하지만 막상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저 먼저 그것을 놓치고 갈 때도 많지만, 이렇게 최면을 걸 듯 시작하고 환기하면 서로 존경과 믿음을 유지하면서 실습과정을 잘 마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현장실습 지도자교육‘을 들으면서 아무리 사회복지사 개인이 실습지도와 관련하여 많은 교육을 듣고 준비를 해도 실습지도가 온전히 사회복지사 개인에게 주어진 업무라면 효과적인 실습지도가 이루어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다 효과적인 실습지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실습이 개인에게 주어진 과업의 하나가 아니라 기관 차원에서 함께 가져가야 할 과업이요, 이를 잘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기관 차원에서 나서서 적절한 시스템을 만들고 지원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실습지도에 대한 어려움과 고민이 있었던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던 교육입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라면, 더 나아가 슈퍼비전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분에게는 적극 추천하고 싶은 교육입니다. 기회를 잘 잡으세요! ‘아차’하는 순간 신청마감일 만큼 신청이 쉽지 않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