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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서울사회복지사 서비스감동실천사례 공모대회 가작(3)


행복한 가족 만들기 “Just do it!!”

 


박지형 사회복지사(신목종합사회복지관)


20133, 어르신 한글교실을 담당하게 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교실의 문을 열었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한글교실은 과거 한글을 습득하지 못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수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어르신들만 계실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교실에 들어갔지만 예상과 다르게 어르신들 사이에 비교적 앳되보이는 박옥자씨를 만날 수 있었고 어르신들 사이에 젊은 분이 왜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작은 호기심으로 저와 박옥자씨와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초봄의 쌀쌀한 날씨에도 얇은 옷을 입고 다니며 교실 한 켠에서 조용히 수업을 따라하는 박옥자 씨에게 매일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며 대화를 나눠보았습니다. 첫 만남에서는 마주보고 차를 마시는 것에도 부끄러움을 느끼고 눈을 마주치는 것을 어색해하였지만 만남이 거듭되어 갈수록 옥자 씨뿐 아니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박옥자씨는 지적장애3급을 판정받은 상황이었고 배우자는 지체장애5급으로 일자리를 쉽게 얻지 못해서 지방에 내려가서 일을 하며 한 달에 3~4번 집에 찾아오고 있어 치매가 있는 시어머니를 박옥자씨 혼자 부양하고 있었습니다.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를 확인한 결과 시어머니는 복지관의 경로식당을 이용하고 있었고 지적장애 3급으로 중학교에 재학중인 아들 김건우 학생은 복지관 장애청소년방과후학교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부부와 자녀, 치매가 진행 중인 고령의 시모로 구성되어 있는 옥자 씨네 가족을 살펴보았을 때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고 있을지라도 어떻게 가정이 자립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례관리의 주 대상자인 옥자 씨뿐 아니라 가족구성원이 모두 복지관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어 점차 나아지고 있기는 하였지만 아직까지도 가족의 전체적인 기능강화나 독립적 운영이 불가능하였기에 옥자씨를 포함하여 김건우 학생과 시모인 이희숙 어르신과의 상담도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개별적인 상담을 하였을 때, 어르신께서는 치매가 심하게 진행되어서 상담이 진행되지 않을 정도의 상황이었으며, 가정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박옥자씨는 기본적인 대화만 가능하고 가정에 대해서는 특별한 생각이 없이 밥을 먹고 자는 등의 일차적인 생활만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김건우 학생은 일반 중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장애로 인해 학교 친구들의 놀림으로 싸우는 날이 빈번하여 학교를 자주 빠지고 있었고 본인의 것과 타인의 것을 구분하지 못하여 길에 서있는 자전거를 그냥 끌고 오는 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희숙 어르신께서는 복지관에서 경로식당서비스를 이용하며 식사문제를 해결하고 있었고 김건우 학생은 장애청소년방과후학교를 다니며 친구들과의 관계도 증진시키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규칙들을 교육받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박옥자씨는 한글교실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한글을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서비스를 받으며 박옥자씨의 가정은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나 여전히 가족간의 관계가 약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박옥자씨의 가정에 사례관리를 통해서 가족관계를 강화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먼저 박옥자씨와 상담을 통해서 사례관리에 대한 동의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지적장애3급을 가지고 있는 박옥자씨에게 사례관리에 대해서 설명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어머니, 사례관리는요 지금 어머니가 힘들어 하고 있는 것들, 아들이 학교에 잘 나가지 않는 것, 돈이 없어 어려워 하는 것들에 대해서 복지관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에요. 그리고 어머니가 힘들 때 저와 얘기도 하고 도움을 받고 어머니 가정이 스스로 나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라고 설명을 하고 동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례관리를 하기 전에는 상담에 대해 간략하게 파악을 하였었지만 본격적으로 사례관리를 실시하여 상담을 하게 되니 가족관계에 대해서 복잡하게 얽힌 갈등관계를 찾을 수 있었고, 개입에 대해서 역량강화, 가족기능강화 등 전문적인 개입방법등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입에 대해서도 사전에 욕구와 문제에 기반하여 계획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진행은 쉽게 이루어지기 어려웠습니다. 그 이유는 먼저 가족구성원들과 원활한 대화를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대화가 가능한 박옥자씨의 배우자는 지방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상담을 하기에는 시간적, 장소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김건우 학생의 문제행동은 사례관리를 하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이대로 포기하고 박옥자씨의 가정에 개입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판단되어, 포기하지 않고 박옥자씨와 김건우 학생과 상담을 하고 개입을 시도하였습니다. 한글교실이 진행 중일 때에 박옥자씨가 한글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서적 지지를 하였습니다. “어머니, 정말 글쓰는 게 정말 많이 좋아졌는데요? 잘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편지도 쓸 수 있겠는데요? 나중에 아들에게 한 번 편지를 써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라는 동기부여와 함께 옥자씨가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지각해야 하는 책임감에 대해 지속적으로 전달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문해글쓰기 대회가 진행이 되어서 마침 한글을 배우고 있던 박옥자씨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좋기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어머니, 드디어 어머니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어요, 글쓰기 대회인데 어머니가 평소에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편지에 담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박옥자씨에게 대회참가에 대해서 안내를 하였고 처음에는 자신없어 하였지만 이내 승낙하고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글자 한글자 편지를 적어 내려가는 것도 박옥자씨에게는 큰 어려움이었지만 담당 사회복지사, 문해교실 강사, 주변 이웃들의 도움으로 편지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부모의 밑에서 자라며 힘들었을 아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편지로 아쉽게 수상은 하지 못하였지만 박옥자씨의 진심이 담긴 편지를 당시 문제행동이 증가하고 있던 건우학생에게 보여줄 수 있었고 진심이 통하였는지 건우의 행동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머니의 편지를 읽고 반성을 하는 건우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건우가 장애를 가진 학생이기 때문에 옆에서 방향을 제시해주어야 하고 따라가게 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저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건우 역시 보통의 또래 아이들처럼 사춘기를 겪을 시기였고 그 시간동안 아무도 건우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전까지 설교만 하였던 상담방식을 접고 친구처럼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건우가 하교 후 복지관에 도착하면 함께 야외 벤치에 앉아 담당 사회복지사의 학창시절을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고민을 이야기하며 건우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오고가는 원활한 대화가 진행되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편하게 대화를 나누다보니 건우가 학교에 가지 않을 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느낌에 사랑을 받고 싶어 문제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건우와의 상담에서 파악되었던 부분들을 옥자 씨에게 전달하여 가정에서도 복지관에서도 건우가 학교를 갔는지, 학교에서 무슨 활동을 하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매일 건우에게 물어보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건우가 웃는 모습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건우는 복지관 장애청소년방과후학교에서도 다른 친구들을 챙기고 사회복지사들이 하는 일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박옥자씨의 가정은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정서적인 지원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례회의를 통해 자원 연계를 통한 경제적 지원도 병행하기로 하였습니다. 가족 구성원들의 특성상 바우처나 현금의 지원으로는 사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현물로 비정기적 물품지원을 실시하였습니다. 이를 통하여서 가정의 기본적인 생필품 마련에 도움을 주었고 박옥자씨 가정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박옥자씨 가정의 사례관리를 맡게 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개입 초기에는 가족구성원들이 개별적으로 지니고 있는 욕구에 맞춰 프로그램을 연계함으로써 개별적 문제들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나 박옥자씨의 가정이 그 자체만으로 지역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가족의 성장을 위한 개입이 필요했습니다. 박옥자씨의 가족구성원들과 개별적으로 상담을 하고 가족 내에서의 역할, 지역사회 안에서의 가족의 모습 등에 대해 반복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박옥자씨에게는 스스로 가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자립심을 길러줄 수 있었으며, 김건우 학생의 문제행동 감소와 담당자와의 라포형성을 통한 복지관에서의 학교생활 관리 및 지속적인 방과후학교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희숙어르신께는 경로식당 서비스를 지속하여 식사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고 주변 이웃들에게 어르신의 상황을 안내하여 지역 내에서의 돌봄체계를 구축하여 길을 잃어서 다른 곳으로 가실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개입이 진행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조금 들기는 하였었지만 상담을 하고 개입이 진행이 될수록 의문은 점차 변화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될 수 있었고 16개월이 지난 지금에는 조금의 도움은 필요하지만 자립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되었습니다.

 

박옥자씨와 상담을 할 때 과거에는 아들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면 지금은 가족이야기를 할 때마다 미소를 머금고 상담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개입을 통해서 가족구성원들 간의 갈등 해소가 될 수 있었고 지금은 서로가 힘이 되어주고 생활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사이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웃들이 박옥자씨 가정에 안타까운 소식을 모두 알게 되어 이제는 박옥자씨의 가정의 일이라면 지역주민들이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날 어르신 한글교실에서 소리 죽여 앉아 있던 옥자씨는 이제 반장이 되어 수업준비를 돕고 건우는 장애청소년방과후학교의 출석관리를 할 정도로 사회복지사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글교실 출석부 가지러 왔어요~!!”

지적장애인으로만 불러졌던 옥자 씨는 이제 한 가정의 부인이자 며느리, 무엇보다 한 아이의 어머니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오늘도 씩씩하게 사회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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