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손님이고, 난 고객이야!’
서비스직군 종사자들의 고민은 바로 ‘감정노동’의 어려움입니다. 감정노동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업무상 요구되는 감정상태를 연출 또는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 40% 이상인 노동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 스마일 증후군이라고도 하죠.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 경영’을 슬로건 아래 직원들에게 친절 서비스를 강요하는 가운데 감정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항공기 승무원, 텔레마케터, 판매원 등 다양한 직업군들이 감정노동의 대표 직업군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사회복지사도 감정노동을 유발하는 직업군으로 높은 순위(2013년 한국직업개발원 조사 결과 19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5기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2조 ‘미션파서블’ 팀은 이 사회복지사들의 감정노동 문제에 주목하여 사회복지사들의 감정노동 실태와 원인, 해결방안을 알릴 수 있는 인식 제고 동영상을 제작하였습니다.
잘못된 권리 의식, “네 월급 내 돈으로 주는 거야”
한국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회복지사를 ‘봉사하는 직업’, ‘착한 일 하는 사람’, ‘좋은 일 하는 사람’, 희생과 헌신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사회복지사에 대해 ‘네 월급은 내가 주는 거야’라고 하는 잘못된 권리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사회복지사 스스로도 ‘사회복지사의 업무는 원래 그래’라고 생각하며 감정을 다스리고, 서비스 이용자에 맞춰 친절하고, 밝게 응대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스스로 내면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명의식과 희생정신, 그리고 투철한 봉사 정신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적인 기대와 사회복지사들 스스로의 인식 때문에 다른 직군들 보다 사회복지사들의 감정노동 문제가 간과되어 왔었다고 하는데요. 감정노동에 고용 형태에서의 불안함, 위탁사업에서 드러나는 갑을 관계, 기관장의 성향 등이 더해져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감정노동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기점으로 기업과 기관, 정부 차원에서 감정노동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차원에서 내부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휴식 제도를 마련하고, 권리 안내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였고, 근로복지이나 여성가족부 등 기관 및 협회에서도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 스트레스 예방관리 교육, 매뉴얼 발간 등 감정노동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19대 국회에서도 감정노동자 보호 법안 16개를 발의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사회복지 영역에서도 개인 차원, 기관과 협회 차원, 정부 차원에서 소통 증진 및 복지 향상 제도 마련, 교육 프로그램 제공, 법령 구축 등 다양한 해결방법들이 제시 되었지만 실제로 감정노동 환경이 많이 개선되거나, 감정노동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이어지진 못했다고 합니다.
미션파서블 팀은 21명의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한 결과, 사회복지사 스스로가 자신이 감정노동자라는 인식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들의 감정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초로서 사회복지자가 감정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직종이며, 그들이 감정노동자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감정노동을 아시나요?’를 주제로 교육 홍보 동영상을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복지 선진국 사회복지사들의 감정노동 실태
미션파서블 팀은 노르웨이와 독일에서 해외방문연구조사를 수행하며 복지 선진국에서 사회복지사들의 감정노동을 예방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노르웨이에서는 사회복지사들과 사회교육자들의 노동조합인 Norwegian Union of Social Educators and Social Worker와 Haugenstua dagsenter(지체장애인 데이케어센터), 약물중독자 쉼터인 Marcus Thranes hus를 방문하여 사회복지 종사자들과 그들의 인권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독일에서는 독일노동조합총연맹(DGB)과 독일노동자조합 Ver.di 등을 방문하여 사회복지 종사자의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 노동조합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사회복지사는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우리나라의 인식과 달리 사회복지 전문직 노동자로 분명히 인식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사회복지사들 역시 보수를 받고 전문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직업인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무리가 될 정도의 감정노동이 요구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하네요. 독일에서는 감정노동자에 대한 법적 제도가 실행되고 있지 못한 한국과 달리 감정 노동 관련 종사자들의 권리가 법적으로 당연하게 지켜지고 있고, 노동조합들이 노동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이 법 테두리 안에서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사회복지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변화와 감정 노동 관련 법제화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겠죠?
사회복지사가 감정노동자다!
해외방문연구조사에서 돌아온 미션파서블팀은 2개국 6개 기관에서의 해외방문연구조사 내용을 포함하여 본격적으로 ‘사회복지사의 감정노동을 아시나요?’ 동영상을 제작하였습니다. 퀄리티 있는 영상 제작을 위해 영상 전문가 신동훈 감독님을 섭외하였고, 일반인, 이용자, 사회복지사,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나 인터뷰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문제의 심각성과 원인을 보여주는 영상자료를 추가하여 영상을 완성했습니다.
약 14분 정도의 짧은 영상이지만 한국에서의 사회복지사들의 감정노동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감정노동의 원인이 과연 무엇이고, 해결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소개해 줍니다. 미션파서블 팀은 영상을 많은 시설과 기관에 전파하기 위해 서울사회복지사협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등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 기관에서 클라이언트 OT 및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을 할 때 미션파서블팀이 만든 영상을 교보재로 활용되도록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궁금적으로 OT나 보수교육에 영상을 사용할 수 있게끔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한 나라의 사회복지 수준이 나라의 수준을 결정한다
한 나라의 사회복지의 수준은 그 나라의 사회복지사의 수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사회복지사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을 때, 사회복지 서비스의 질이 하락되어 나라 전체의 복지 수준도 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션파서블 팀의 작업이 사회복지사들의 감정노동 문제를 널리 알려 사회복지사들이 배려와 존중, 본인의 인권들을 보호받으며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지기를 바랍니다.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직접 사회 문제 해결에 도전한 제5기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앞으로 남은 마지막 팀의 캡스톤 프로젝트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