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힐링캠프 나가리 블톡 기획 1편
한국에서 출발하는 날 아침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블라디보스톡은 태풍이 온다는데 이 날씨가 블라디보스톡까지 따라와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7시 30분까지 티켓 발권과 환전을 마무리하고 B데스크에서 보자던 약속은 공항사정으로 8시가 되어서야 16명 전원이 모일 수 있었습니다. 서사협에서 배웅 나온 정승아 대리의 응원과 부러움의 인사를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블라디보스톡행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이른 시간 공항까지 배웅나와 준 정승아 대리에게 고마웠습니다.
2시간 30분 간 비행 후 내린 블라디보스톡 공항은 어느 작은 지방도시 공항의 모습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비가 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출입국 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고 3박 4일 간 사용할 유심을 구입하고 게스트하우스 측과 연락해 콜택시를 배정받아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비가 안오기에 기쁜 마음과 비 오기 전에 계획했던 일정 중 주요한 곳을 둘러봐야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공항에서부터 서둘렀던 것이 무색하게도 게하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쏟아집니다. ㅜㅜ
비행기에서 먹은 기내식도 소화가 다 되었을 시간이라 우선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비가 오니 해양공원에서 밥을 먹긴 어렵고, 근처에 고급레스토랑으로 가보자했지만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16명이라는 인원이 한 번에 이용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몇 그룹으로 나누어 각자 먹고 싶은 곳으로 가자 했지만 길을 잘 모르니 게하 사장님에게 계속해서 물어보고 듣고, 고민하는 사이 비가 좀 줄었습니다.
결론나지 않는 논의를 보고 계시던 사장님이 아르바트거리와 주변을 소개해주시겠다고 나섰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ㅜㅜ
사장님을 따라 아르바트거리 중앙을 출발해 왼쪽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게들과 가격선, 개인적인 견해들을 섞어 설명해주셨습니다.
정말 영어가 하나도 안 통하는 이곳에서 게하 사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공항에서 게하까지의 이동, 아르바트거리 맛집, 멋집, 연해주의 역사적 배경과 독립운동 이야기 등 자유여행으로 와 얻기 어려운 편의를 누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해주시고 추천해주시고 마치 가이드처럼 자세히 챙겨주시니 정말 고마웠습니다.
우리가 정말 인복은 있나봅니다. 멤버들 구성도 기가 막히고 그런 사람들이 오니 날씨도 돕고 게하 사장님도 돕습니다. 한 바퀴를 쭉 둘러보는 사이 비도 그쳐 모두가 다같이 먹을 수 있는 해양공원 식당으로 우선 출발합니다. 바로 코 앞에 있는 해양공원은 내렸던 비가 소강상태가 되면서 물 위에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아 운치있는 분위기를 뽑냅니다.
오늘 새벽부터, 몇몇은 밤 새도록 준비해 나오느라 피곤했겠지만 나름 성공적인(?) 첫날 일정을 소화한 기념 자축이 빠질 수 없습니다.
저녁시간 보다 더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와 웃을거리가 넘치고 몇 번의 사전 모임에서 볼 수 없었던 서로에 대한 친근함과 편안함이 그 자리를 채워주고 있어 좋았습니다.
비가 계속 오락가락하지만 이제 걱정보다는 내일 또 어떤 에피소드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16명이라는 큰 그룹이 한 번에 움직이려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식당 잡기도 어려울 듯 하나, 이제 그런 것은 크게 상관없어진 듯 합니다. 자연스럽게 내일 일정을 어떻게 다같이 소화할지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첫날 밤이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첫날의 잊지 못할 에피소드>
1. 효철오빠 졸지에 만오천원 님 된 사연
2. 효철오빠 아내 님의 귀한 면세품 담은 가방 공항에 버린 사건
3. 은이 언니 콜택시 잡으러 블톡공항 문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뻔한 사연
4. 가장 가까이 있던 성현오빠와 지영 언니의 외면으로 더욱 절망했던 은이 언니의 마음
5. 게스트하우스에서 효철 오빠 형님 or 동생 만난 사건
6. 은이 언니 귀한 면세품 택시에 놓고 내려 돌아가는 날 받아야 할지 모르는 안타까운 사연
7. 배고픔에 지친 현주 언니 절규의 눈빛에 5분만에 킹크랩과 샤슬릭 식당 찾아낸 기적
8. 우유인줄 알고 산 게 화장실에 특효 약이라는 사실을 알고 바로 원샷하며 내일 아침 쾌변을 기도하는 여인들의 이야기
또 뭐가 있었나....?
암튼 이런 에피소드 덕분에 지치지 않고 하루를 무사히 마감할 수 있었던 듯 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