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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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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7일 밤,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정신보건사회복지사들이 처음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 2인출동으로 안전보장을 핵심으로 하는 고용안정을 요구했다. 28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서울시 담당과와의 교섭 중, 모든 결정을 10월 4일로 미룬 상태다. 10월 4일 이후 최근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하여 최근 소셜워커지(한사협 발행)에 실린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인터뷰기사를 일부 편집하여 공유한다. 정신보건현장이 처한 현실을 부분적으로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삶의 마지막 보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고진선 서울시자살예방센터 팀장 고진선사회복지사.jpg

 

 

우울증, 불안장애, 알코올중독 등 우리 주변에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에게 병원문턱은 높기만 하다. 주변시선, 경제적 어려움, 치료에 대한 두려움 등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사회적 낙인이다. 병을 공개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낙인찍히는 분위기 속에서 드러내놓고 치료를 받거나 서비스를 쉽게 제공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치유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정신보건사회복지사’다.

 

정신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흔한 정신질환인 우울증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혀 온 질병이다. 통계에 따르면 10명 중 1명은 일생에 한 번 우울증에 걸릴수 있을 정도로 흔한 병이기도 하다. 비교적 상태가 좋은 우울증까지 합치면 확률은 더 높아진다.그들의 마음을 돌봐주는 일은 ‘알파고’는 절대 못 하는 일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고, 사람 밖에 못 하는 일이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알파고가 못 한다는 얘기는, 그 일을 하는 사람도 마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 일을 하는 이들의 마음도 여러 가지 이유로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장 실무자들의 심리적 외상에 대한 지원 확대 필요

 

사회복지사들이 일하는 분야 중에서는 그래도 전문적인 분야이고, 다른 곳보다 처우가 좋다고 하지만 여전히 처우는 열악하다. 열심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클라이언트에게 불의의 일이 발생하면 그 피해를 겪게 되는 가족들을 제외하고 유족과 동일한 경험을 하는 사람이 바로 정신보건사회복지사다. 그렇지만 현장의 실무자가 겪어야 하는 심리적 외상,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현장 실무자들을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은 아직도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구성원 대부분이 우울감을 느끼는 사회에서 정신보건사회복지사들이 하는 일은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좋은 일’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그만큼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서울시에서 일하는 정신보건사회복지사들의 85% 정도가 여성이다. 그런데 그분들이 그런 위험한 곳에 나가야 한다. 경찰들은 우리를 불러 놓고 빨리 가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억지로 경찰을 잡아 놓고 상담을 한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 사실 위험한 곳일수록 2인 1조로 움직여야 더 안전한데,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혼자 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복지사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기본적 인식 확대 돼야

 

현장에서 일하는 정신보건사회복지사들이 자신들의 권익과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 권리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정신보건현장 아니 사회복지현장의 현실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정신보건 현장에서는 이러한 현장의 기본권에 대한 목소리가 서서히 흘러나오고 있다. 2016년 2월 서울시 소재의 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 자살예방센터는 근로자의 권익 조건 향상을 위해 전국보건의료노조의 서울시정신보건지부가 설립됐고 실무자들의 기본적 권리를 수행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실무자들의 변화의 노력은 정신보건현장의 다양한 처우개선을 위한 기본권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기 위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신보건 현장이 희생과 봉사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로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권리를 이룩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현장 실무자들의 작은 변화를 위한 노력들이 지속될수록 우리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장의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정신보건사회복지학계에서도 정신보건현장에서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을 침해받지 않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며 정신보건사회복지사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기본적 인식의 폭을 확대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우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희망’을 만들어 내는 일

 

그렇지만 항상 절망적인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신건강 관련 일이 스트레스도 많지만 희열이나 감동도 많다. 병원에서 퇴원 후 지속적인 개입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에 복귀하는 모습을 볼 때, 정상적인 취업활동은 아니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활동하면서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이 분들이 하는 공통적인 말은 ‘선생님을 만나서 삶의 희망을 다시 찾았다’라는 말.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던 분들이 스스로 ‘희망’이라는 단어를 말하고 표정에서, 행동에서, 말투에서 ‘희망’을 볼 때면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이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정신보건사회복지사라고 해도 그분들을 질병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진단명으로 대상자를 판단하고 평가하고 치료하는 개입의 형태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병리적인 관점을 배제한다면 조금 더 나은 관점으로 개입할 수 있고, 변화를 훨씬 더 빨리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보건사회복지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위기에 대한 개입, 사례관리의 역할을 클라이언트가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클라이언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스스로 살펴보고,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바로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해야 할 역할인 것이다.

 

이제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서 반(半) 정도를 넘어온 것 같다. 앞으로는 후배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신보건현장에서 부족했던 것들을 개선하기 위한 일들을 계획하고, 활동하고 싶다. 

 

서울정신보건지부투쟁.jpg

 

출처: [소셜워커지 9월호]42/43(원본파일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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