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조석영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장

◈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 회장으로 재임하신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9대 협회장으로서 장애인복지관의 권익옹호 및 위상강화, 장애인 및 가족의 역량강화 및 권익옹호, 서울시를 비롯한 관련단체와의 교류 및 연대활동 등의 공약을 실천하였으나 이런 일들을 정착, 심화시키기 위한 시간이 보다 필요했습니다.

회원기관의 93.2%의 지지로 재임이 되었는데 이는 지난 9대에 대한 믿음과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라고 생각됩니다. 9대에 이어 10대 회장직을 수행한다고 하여 안주하거나 나태하지 않고 처음의 마음가짐으로 신명나게 일할 것입니다.

 

◈ 사회복지사로 걸어온 발자취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청소년시절에 큰 화상을 입고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들던 시절에 제 곁에서 저와 함께 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은 “나도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되어보자”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대학교를 사회복지학과로 진학하였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지원이 필요한 약자는 누구일까”를 고민한 끝에 장애인복지관에 입사하였고 29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장애인복지관의 사회복지사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 상담업무를 할 당시에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장애로 인해 생겨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 관련 학습을 많이 했었고, 그 다음으로 직업재활 업무를 담당하였을 때는 장애인의 취업연계를 위해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며 발로 뛰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실무과정들을 거쳐 관리자가 되고 부터는 직책에 안주하거나 나태하지 않고,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각종 대외활동과 연구에 참여하며 경험과 지식을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하였습니다. 인생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하루하루가 모여 완성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매일을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에서의 지난 3년간의 성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확하게는 2년 7개월 동안 9대 회장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지난 공약은 장애인복지관 권익보호 및 위상강화 활동, 장애인 및 가족 역량강화 및 권익옹호활동, 서울시 및 관련단체와 교류 및 연대활동의 세 축입니다.

해당 공약의 이행률을 평가해보니 우리협회 회원기관들의 협조 덕분에 97.3%라는 높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그 중 협회장으로서 장애인복지관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되는 가장 큰 성과는 협회 사무국의 독립체계 구축이 완성된 것입니다. 우리 협회의 독립된 사무실과 인력을 확보하고 5개 전문위원회를 만들어 각 위원회의 특성에 맞는 목적사업을 수립하고 함께 수행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장애인복지관 환경변화에 따른 서울시 장애인복지관의 역할 재정립 연구, 민관네트워크와 연대활동을 통한 장애인복지관의 위상강화 등을 꼽고 싶습니다.

 

◈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 회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알고 싶습니다.

 

  우리협회는 협회장 개인을 드높이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다. 장애인복지관을 대변하면서 장애당사자와 보호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연대해서 상호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어 내야하고 장애인복지관 마다 다른 특성을 존중하면서 장애인복지의 큰 흐름을 반영한 운영을 해야하고 장애인복지 현장에 어려운 상황이 올 때 마다 실타래를 풀 듯 정성껏 사람을 만나고 많은 소통과 공감, 교류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도와가며 경쟁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로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협회는 관장들만을 위한 협회가 아닙니다. 서울시 장애인복지관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을 위한 협회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협회장은 심부름꾼으로 회원기관의 가치는 알리고 권력과 권위는 내려놓아야 합니다.

 

◈ 사회복지사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저 사람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를 고민하다 보면 좋은 서비스와 섬세한 배려가 자연스럽게 만들어 집니다.

내담자는 사회복지사의 눈빛, 목소리와 억양, 표정 등에서 본인이 존중받고 있는지 아닌지를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이다”를 생각하면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사회복지의 시작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 회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최중증발달장애인 및 가족과 함께 했던 순간입니다.

성인발달장애인들의 삶의 개선을 위한 부모님들의 요구가 2016년에 42일간 서울시청 앞에서 장기간 있었고, 20일이 지나서부터는 부모님들이 하루에 두 분씩 삭발을 하셨습니다. 이러한 부모님들의 요구가 성인발달장애인, 특히 도전적 행동을 가지고 있어 그 어디도 갈 곳이 없던 최중증발달장애인을 위한 낮 활동 시범사업이 시작되었고 그들의 삶이 달라지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도전적 행동은 문제행동으로 규정되어 발달장애인 개인의 문제, 부적응, 단체활동 부적합, 폭력성향 등으로 회자되며 인력과 예산부족 이라는 제한된 복지관 환경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인력과 환경개선을 위한 예산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아 2017년 7월부터 서울의 장애인복지관 10곳에서 “도전행동을 가진 최중증발달장애인 낮활동 지원사업 챌린지 2” 라는 사업이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경과보고회를 통해 그들과 가족의 표정과 삶이 바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향후 목표나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10대 회장으로서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일들을 공약으로 만들었고, 기본 큰 틀은 앞서 말씀드린 9대 공약과 맥을 같이하며 33개의 세부과제가 수립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공약에 대한 별도의 설명을 드리기보다는 협회장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0대 회장직을 수행하기 위해 관장님들을 포함하여 많은 분들을 찾아가서 인사하고 여쭙고 의논하는 시간을 가지다 보니, 9대 공약을 정착·심화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장애인복지관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힘들겠지만 애써달라는 말씀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말씀을 받들어서 마음으로는 정성을 다하고, 몸으로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합리적으로 소통하고 조화롭게 추진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장애인복지관에 요구되는 변화를 두려움이 아닌 설레임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 후배 사회복지사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사회복지 환경이 참으로 많이 변화했고 복지실천가들의 세대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회복지가 인간의 존엄과 다양성 존중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실천가들에게 네트워크를 통한 관계망을 만드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네트워크를 하려면 개인의 시간을 써야 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 퇴근이후 네트워크를 위한 만남을 개인의 저녁 시간이 빼앗긴다고 생각하거나 관계형성의 필요를 못 느끼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선배 사회복지사로서 오랜 시간 경험해보니 긍정적 관계와 사람이 제일 중요하고 휴먼서비스이다 보니 관계지향적인 업무가 매우 많습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만들어 지는 관계망이 결국에는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이 되고 이러한 관계들이 사회복지사로서의 큰 자산이 되어 많은 도움이 됨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꾸준한 학습을 부탁드립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듯이, 우리 사회복지사들이 알아야 이용자들이 호소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보다 잘 들여다보일 것입니다.

환경과 사람, 제도는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세상만큼 이용자들의 욕구도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알고 대비하기 위하여 사회복지사에게는 경험이 매우 중요할 것이고 경험으로 다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습이 지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은 자격증만이 아니라 개인의 꾸준한 노력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부디 꾸준히 학습하시고 발전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