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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식 시민위원회 전문위원


그 날은 유난히도 겨울바람이 매서웠다.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목도리도 칭칭 감아 매었건만 찬바람이 염치없이 옷깃을 가르고 들어온다. 전철역에서 센터까지 10분 남짓의 거리인데 코가 빨갛게 얼었다.

지난 12월 17일(수), 올해 12월로 운영폐쇄 결정을 통보받은(센터가 관악구로부터 운영폐쇄 결정을 유선으로 통보받은 날은 12월 24일(수)로 방문 당시까지는 운영폐쇄 위기인 상황이었음.) 시소와그네 관악영유아통합지원센터에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시민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현장 지지방문 차 다녀왔다. 3층에 위치한 센터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주민들의 해맑은 사진과 함께 운영폐쇄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직원들은 얼마나 마음이 외로울까 걱정하며 센터 문을 열었는데 다행히 센터 안은 이용하시는 주민들의 온기로 훈훈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여전히 밝았고 엄마들은 도란도란 수다를 나누고 계셨다.

시소와그네 관악영유아통합지원센터는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관악구, 관악구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협약 하에 2009년 7월부터 지난 6년 간 운영되어 왔다. 높은 사업성과를 보인 센터의 운영 연장을 위해 민관이 함께 수년간 노력한 결과 6대 관악구의회는 관악영유아통합지원센터 운영 지속을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곧 이어 센터 운영 지속을 위한 조례가 발의되었고 상임위까지 조례가 통과되었다. 이에 그때까지 미온적 태도를 보이던 관악구청도 운영연장을 위한 민관 TF를 구성해 사업성과 평가와 조례안 보완검토 등을 진행해왔다고 한다. 9월 경에는 민관 TF팀에서 운영 지원 조례 보완검토 초안이 완성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자체 기초의원 선출을 위한 6.4 지방선거 이후 새롭게 구성된 7기 관악구의회는 제출된 조례안이 절차상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애매한 이유를 들어 갑자기 조례안을 본회의에서 거부해버렸다. 민관 TF팀을 운영 중이던 구청으로서도 당황스러운 상황. 센터 운영연장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았던 관악구 영유아 가족들의 허탈한 마음이야 어찌 글로 다 설명할 수 있으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운영연장을 위한 조례 제정이 관악구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성공적인 민관협력 사례로 자리매김할 분위기였다. 그러한 수년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구의회의 입장전환에 따라 복지기관이 운영 폐쇄 통보를 받게 된 것이다. 이미 서울시의회를 통해 2015년 시비 지원금은 확정된 상태이지만 12월 초까지 진행되던 구의회와의 조율은 결국 무산되었다. 관악구가 센터를 직영전환해 계속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오지만 이 경우에는 기존 정규직 10명을 해고하고 계약직 4명을 신규 채용하여 운영하게 된다. 사실상 센터 운영중단과 다를 바 없다. 직영체제에서는 기존에 센터에서 주력하여 지원하던 법적지원대상 외 복지사각지대 영유아가정들이 영유아복지 서비스를 지원받는 것은 현 복지전달체계 상으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소와그네 강북영유아통합지원센터 역시도 지난 5월 비슷한 상황으로 갑작스럽게 운영이 중단되었다. 이렇듯 지역사회에 분명 필요한 기관이나 인력임에도 예산지원의 중단 등으로 갑자기 사업이 종료되는 일이 한국 사회복지실천현장에 비일비재하다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시시각각 다변화되고 있는 복지수요에 맞춰 재능과 패기가 넘치는 사회복지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 현행 복지전달체계가 포용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개선하고자 지금도 도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도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노력과 시행착오 그리고 희노애락은 기록조차 남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민들에 대한 기록이 소실되니 주민들도 사례관리 등의 서비스를 연속적으로 보장받기 힘들다. 그 많은 노력과 기록들이 전승조차 되지 못한다면 사회복지현장의 전문성은 어떻게 누적되어 계승될 수 있을까?

물론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을 통한 빅데이터를 강화하자는 주장을 하고 싶어 한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주민들의 복지권을 지속적으로 보장하고 사회복지현장의 경험을 살아 숨 쉬게 하기 위해서는 현장 사회복지사들이 현장의 동료들의 목소리에 민감하게 귀 기울이고 연대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학교사회복지사업도 장장 10년에 걸쳐 현장 사회복지사들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며 실천사례를 정리하고 연대하였기에 법 제도화가 되었다. 같은 지역 같은 현장에서 동료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나누고 함께 대안을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사협회가 그러한 공론장이 되는데 힘을 우선 기울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현장에는 언제나 새로운 상상과 연대가 필요하다. 나치 시대를 살아냈던 마르틴 니묄러 목사는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잡아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민주의자를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중략) 그들이 나를 잡아갔을 때는 항의할 수 있는 그 누구도 남아있지 않았다.’라는 내용의 시를 남겼다. 동료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길이 나를 살려내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사회복지현장의 모습은 가난한 주민의 삶의 모습이 그러하듯 복잡하고 다양하다. 사회복지현장에도 소규모 기관으로 생소한 신규 분야에서 소외되어 외롭게 현실과 싸우고 있는 기관과 사회복지사들이 많다. 이젠 이들과 새로운 상상으로 연대하며 대안과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공론장을 마련하는 일이 사회복지현장 곳곳에서 생겨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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