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8.04.25. (수) 19:00-23:00
장소 : 혜화역 마로니에공원
그라츠 4월 모임에서는 서울장애인 인권영화제를 관람하였어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어떤 영화를 관람하였는지 함께 나누어볼게요.
영화제목: ‘어른이 되면’
감독: 장혜영
주연: 장혜정
줄거리: 중증 발달장애를 가진 동생과,그를 이유로 18년간 사회와 격리되어 시설에서 생활했던 동생을 데리고 나온 비장애인 언니가 함께 살아가며 일어나는 일상과 그 일상 속 동생의 자립 여정을 영상에 담는 프로젝트로, 기획자인 언니는 우리에겐 유튜버 '생각많은 둘째언니'로 잘 알려져 있다.
어른이 되면...
돌이켜보면 이 한 마디는 어린 시절, 아주 어린 저에게도 소원을 이뤄주는 마법 같은 주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호기심에, 궁금함에, 때로는 제대로 된 명확성도 제시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으로 "안 돼!"라 하는 어른들의 무자비함에 도대체 그 때가 언제냐 묻는 제게 돌아왔던 일괄적인 대답이었으니 말이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 도무지 마음대로 불어지지 않는 마음 속 풍선을 크게, 더 크게 불어보리라 내 작은 폐활량만을 탓하던 어린 꼬마는 자라 어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 어른이 된 제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어린시절 늘 들어왔던 어른들의 말씀처럼 어른이 되면 사라질거라 생각했던 장애는 여전히 내 몸에 있고, 어린시절 늘 들어왔던 어른들의 말씀처럼 어른이 되면 아무 고민도, 걱정도 없이 마음껏 쓸 수 있을 줄 알았던 돈이었건만 오늘도 50원, 100원을 계산하며 적절한 소비와 지출의 기로 앞에 우왕좌왕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니 어쩌면 어른이 되니 하지 못하는 것이 더 많아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가끔씩은 울며 떼를 써도 허용 받았지만 어느덧 어른이란 이름의 무게 앞에 솔직함보다는 평범함을 내비쳐야하는 감정들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일까요?
그렇다면 또 하나. '다 자람'이란 과연 무엇,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조금 바꿔볼 수 없을까요?
단지 사회가 규정하고, 사전이 정의하는 어른이 아니어서 안된다 하는 것이 아닌 어린이는 어린이 대로, 장애인은 장애인 대로. 그저 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더 이상 어른으로써의 책임, 어른으로써의 역할을 운운하며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 상태라서 안된다 배제시켜버리는 것이 아닌 그저 그 모습 그대로 어울릴 수 있는 방법,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자는 것. 정말 대한민국 다수라 칭해지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제언하기는 무리한 요구일까요?
[출처] 어른이 되면|작성자 코카오키펩시노
그라츠는 영화를 보고 장애인과 활동보조, 그리고 개인차원의 해결과 국가적인 지원체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고민을 함께 하기 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