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4일~16일 3일간 10여명의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서울(여의도 물빛광장)에서
부산(낙동강 하구둑)까지 약 600여km를 함께 달렸다.
비가 오고 타이어가 펑크나고 미끄러지고 벌에 쏘이고 무수한 오르막을 오르고 탈진 상태에
허덕이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잊지 않겠습니다” 새긴 노란 리본 펄럭거리며
우리 사는 세상이 좀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길 염원하며 그렇게 달리고 또 달렸다.
<라이딩 1일차>
여러 동료 사회복지사들의 응원과 격려 속에 기분 좋게 출발하였다.
흐린 하늘에서 어느 순간부터 빗방울이 뿌려지더니 종일 비를 맞으며 라이딩을 해야 했다.
지난 8월 2일 서울-충주 라이딩을 한차례 진행했던터라 충주까지는 갈만하였다.
충주에서 저녁을 배불리 먹고 숙소가 있는 수안보까지 30km를 인적이 드물고 깜깜한 국도
한 차선을 차지한 채 헉헉 거리는 거친 숨소리를 내뿜으며 단체로 쾌속 질주 하였다.
정말 혼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한 쾌감이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렇게 첫날은 펑크 4회 나서 지체된 것 외에는 무탈히 목적지까지 도착하였고 새로운 라이더
세 분이 합류하였다.
<라이딩 2일차>
갈 길이 멀기에 새벽부터 서둘러 떠날 준비를 하고 이른 아침을 먹고 다시 달렸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화령 고개(해발 543m)...
5km가 넘는 오르막 길을 힘차게 페달링 하며 꾸역꾸역 오른다.
백두대간 종주 길목인 전망 좋은 이화령 고개 휴게소에 도착하여 사진도 찍고 쉬면서
맘껏 여유를 부려보지만, 이내 가야할 길이 200여km 남아 있기에 길을 서둔다.
밤 11시경 목적지인 대구 현풍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늦은 저녁을 먹고 숙소를 잡아
새벽녘에야 잠들 수 있었다.
오늘 라이딩시간 9시간 40분, 라이딩거리 208km...
어제와는 달리 비도 안오고 날씨는 쨍쨍, 펑크도 2번 밖에 안났지만 해발 548m 이화령고개를 필두로 무수한 고갯길과 산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정말 많이 힘든 하루였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한사람의 낙오도 없이 함께 할수 있었던 것은 팀웍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라이딩 3일차>
이른 아침 평소 좋아하는 뼈해장국으로 든든히 식사 한 후 오늘만 버티면 된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자전거에 올랐다.
그러나 평온한 마음도 잠시, 방심하고 있다가 완전히 뒤통수 맞았다.
이 갈리던 박진고개...
기를 쓰고 오르고 오르다 기어 탈탈 털린 후 끝내 끌바를 할수 밖에 없던 비참함...ㅠㅠ
엎친데 덥친격으로 박진고개에 이어 개비리 임도에서는 드디어 참았던 욕이 튀어나오고야 말았다.
이건 뭐 산악 자전거 훈련하는 것도 아니고 등산 코스에 포장을 해놓고 자전거 도로라고 하니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힘들게 오른만큼 경치 하나는 끝내줬다.
마지막날이라 달리는 동안 정말 여러차례 드러누워 일어나기 싫을 만큼 힘든 여정이었지만
기어이 부산까지 진입을 했고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인 낙동강 하구둑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나이도 성별도 직책도 소속도 자전거 종류도 다른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서 달렸다.
무엇이 이리도 다른 우리를 하나로 묶고 부산까지 달릴 수 있게 했을까...
그건 아마도 사람의 힘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번 서울-부산 라이딩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회복지 선후배, 동료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응원과 격려, 그리고 다양한 지원과 협찬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또한 멤버들간의 상호 신뢰와 배려가 있었기에 심신이 지쳐갈 때마다 파이팅을 외치며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를 무탈히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 사람이 힘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서울-부산 라이딩...
아마 함께한 멤버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함께 하게 될 것이다.
이번 서울-부산 라이딩의 홍일점인 권오선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시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두 바퀴 사랑"
두 바퀴 돌리어
갈대 이는 바람을 만나고
달맞이 군락을 돌아
언덕 올라
솔 내움에 젖는다
"송골 송골" 땀방울
턱 끝에서 떨어지고
거친 숨소리
길게 이어져
진한 커피향을 나누고
두손 가득 온정을 만나고
한걸음에 달려와 마주잡은 두 손
놓을 줄 모른다
두 줄~~
한 줄~~~
뒤에 차~~
두바퀴 사랑
하나되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