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파워인터뷰

 

 

 

 

 

 

 

 

 

 

 

 

 

 

 

 

 

 

 

 

 

 

 

 

 

 

 

이정규(서울시 중앙주거복지센터 센터장)

 

 

 

 

◈ 자기소개 및 걸어오신 길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시 중앙주거복지센터 센터장 이정규라고 합니다. 저는 2004년에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現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라는 노숙인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로서의 첫 발을 디뎠습니다. 당시 서울시 노숙인 복지기관에서 서울역과 영등포역 등 거리노숙인이 많이 거처하던 지역을 순회하며 아웃리치(out-reach)상담과 쉼터 입소, 응급의료 지원 등의 전문상담을 하는 역할이었습니다.

 

  일상적으로 늘 지나다니던 길이었지만, 현장의 복지사로서 접한 노숙현장은 매일이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와 한여름의 열기를 온몸으로 견디며 살아가야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며 우리 사회의 빈곤 문제에 대한 나름의 인식을 키워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난했고, 그로 인해 너무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치열하게 지원활동을 하지만, 당시 노숙인 지원정책은 취약했고 자원 또한 매우 부족했습니다. 제공할 수 있는 시설도 매우 열악했습니다. 2010년, 겨울을 앞둔 시기에 서울역에서 노숙인을 퇴거하는 조치를 취했고 서울시와 함께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노숙인을 위한 사회정책이 변화하지 않으면 현장이 발전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국도시연구소 홈리스정책연구센터로 자리를 옮겨 노숙인 정책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곳에서 많은 전문가 선생님의 영향을 받으며 그 동안의 현장활동에 정책적인 시각을 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시설협회와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경기도 주택정책과, 주택관리공단을 거쳐 올해 4월 16일 서울시 중앙주거복지센터로 흘러오게 되었습니다. 비교적 많이 자리를 옮겼지만, 제가 일하는 영역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가장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하는 자리였고 그 무게 또한 막중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2014년 우리 모두를 아프게 했던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관으로서의 생활 속에서 우리 사회의 약자가 사회적 위기에 가장 먼저 직면하고 가장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는 인식을 더욱 강하게 갖게 하였고, 그 외 많은 기관의 업무 속에서 이러한 감수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왔습니다.

 

 

◈ 주거복지영역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노숙의 문제는 스스로 주거를 마련하지 못한 사람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사회에서 적절히 고민하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저는 거리에서 생활하시던 분이 주거를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습니다. 주거를 기반으로 주민등록을 복원할 수 있고, 기초생활수급 등 공공부조를 지원하거나, 신용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등 그 분들이 사회로 복귀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거리에서 생활하시던 분이 임시주거비 지원으로 쪽방이나 고시원 등 거처를 마련하고, 지속적인 상담으로 기초생활수급이나 일자리를 획득하고,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여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하는 사례를 많이 확인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례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주거정책이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안정적으로 거처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더 많이 공급되어야 하고, 이들의 주거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주거급여나 현재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주택개보수 사업, 세입자를 보호하는 제도들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주거를 잃고 배제되는 상황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 확신의 힘이 제가 노숙인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거복지현장으로 흘러오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센터장님이 생각하시는 주거복지란 무엇인가요? 덧붙여서 중앙주거복지센터에서 하는 일과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거복지는 모든 사람이 권리로서 주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모든 활동을 말합니다. 중앙주거복지센터는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서울시 자치구마다 1개소씩 설치되어 있는 지역주거복지센터의 지원활동을 돕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센터의 실무자 역량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현장에서 확인되는 현안을 중심으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여 서울시 등 공공을 대상으로 정책을 제안하거나 개발하는 역할도 합니다. 또한 서울시민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주거정책정보를 최대한 신속하게 접하실 수 있도록 주거상담포털을 운영하고 지역센터에서 상담과 운영에 활용하기 위한 매뉴얼을 개발하거나, 활동을 홍보하는 일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 최근 서울시 중앙주거복지센터장으로 부임하셨습니다. 소감과 각오(다짐) 한마디 해주세요.

 

  최근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범접하기 힘들만큼 집값이 치솟았습니다. 직업을 가지고 월마다 일정한 수입이 있는 저조차도 내집 마련이 매우 힘든 시기입니다. 이럴진대 서울 곳곳에서 그 동안 나름의 삶을 영위해오던 저소득층이나 주거취약계층의 생활은 더욱 각박해지고 주거문제는 더욱 첨예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거나 완화해 나아가기 위해 서울시 25개 지역주거복지센터 선생님들과 많은 전문가 여러분의 말씀을 경청하고 한걸음씩 실천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서울시 주거복지센터에 많은 관심과 협력의 손을 내밀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주거복지센터는 다양한 직종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거복지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시면 어떠한 특징이나 장점이 있을까요?

 

  주거복지센터에서의 활동은 주거와 관련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복지분야 뿐만이 아니라 주택공급, 주택관리, 임대운영, 주택관련 법률 등 주거와 관련한 다양한 전문가와 협업해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들을 통해 그 동안 전통적이라고 여겨졌던 복지분야와는 다른 새로운 발상과 아이디어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또한 복지분야에서 한계점으로 여겨졌던 부분이 주거복지센터에서 다시 다루어져 해결방안이 마련되기도 하고, 반대로 주거복지센터에서 해결되지 못했던 부분이 사회복지기관과의 협력으로 해결되기도 합니다. 결국 그 동안 접점을 찾기 어려웠던 복지분야와 주거정책분야의 협력의 접점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주거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로서의 차별성과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와 오랜 시간 함께 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협회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센터장님이 생각하시는 협회는 어떤 협회가 되기를 바라시나요?

 

  제가 노숙인 현장에서 가장 힘들 때 협회는 저의 입이 되어주고 대변해주셨습니다. 2010년 서울역에서 노숙인 퇴거조치가 이루어지고, 서울역 광장에 노숙인을 위한 희망지원센터와 응급대피소를 말 그대로 급하게 만들고 있을 때, 사회적으로 부당한 처우를 받는 노숙당사자와 실무자로서의 제 이야기를 현장의 이야기로 다루어주셨습니다. 많은 공감이 있었고, 현장에서 일하는 저로서는 매우 큰 힘이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쩌면 사소할 수 있지만, 협회에서의 관심과 지원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에게 매우 큰 힘이 되고 동기부여가 됩니다. 최근 쉼이나 교육을 지원하는 사업 등 협회에서의 지원사업이 다양해지는 만큼 현장에서 많은 사회복지사가 힘을 얻고 당사자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협회에서 그 동안에 해주신 대로, 꾸준히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 향후 이루고 싶으신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앞서서 제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런저런 좋은 말씀을 드렸지만, 지금 서울시 주거복지센터 현장은 매우 힘들고 열악합니다. 지금 서울시 주거복지센터에서 일하시는 사회복지사는 기존의 타 복지시설에서의 경력이 인정되지 않고, 오직 서울시 주거복지센터에서의 경력만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당연히 타 복지분야에 비해 급여수준이 매우 낮고, 처우도 열악합니다. 심지어 주거복지센터에서의 경력도 복지분야에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성이 있는 인력이 많이 양성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주거복지센터는 주거기본법으로 국가가 정하고 있는 공식적인 주거복지 전문기관인 만큼, 그 중요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아야 함이 당연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 있는 시간동안 주거복지센터에서 열의를 다해 현장활동에 매진하시는 많은 분의 헌신이 사회적으로 공정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주거복지센터가 서울시민의 주거복지 지원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그 기능을 더욱 혁신적으로 발전시켜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실천해 나아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