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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에겐 공적인 관계망이 필요합니다

 

 

 

 

 

 

 

 

김승수 관장님.jpg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2012년부터 UN(국제연합)은 153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측정하여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발행하고 있다. 6가지 주요 변수(1인당 국민소득, 개인의 자유, 부정부패, 건강수명, 사회적 지원, 관용)와 삶의 만족도와의 관계를 측정하는데, 그 가운데 사회적 지원에 관한 질문 “당신이 곤경이나 위기에 처했을 때, 언제든지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가족, 친척, 친구가 있습니까? (“If you were in trouble, do you have relatives or friends you can count on to help you whenever you need them, or not?”)에 눈이 간다.   

 

 

  6가지 변수의 평균값을 보면 153개국 중 61위에 있으니 중간 정도라 볼 수 있겠지만 사회적 지원만 따로 떼어보면 99위라 중하위권이라 볼 수 있다. 즉, 1인당 국민소득(27위)과 건강 수명(10위)가 각각 상위권인 것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보건의료 서비스 또한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사회적 지원과 사회적 안전망은 그에 미치지 못함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어려움이 있을 때, 나를 도울 가족과 이웃이 없다 또는 적다는 것은 최근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고립, 고독사 문제와도 관계가 있어 보인다. 2018년 1월 영국 정부는 외로움에 대한 문제만을 전담하는 장관직을 신설했다. 개인의 외로움을 왜 국가가 책임자냐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겠으나 외로움이 더 이상 개인적 불행이 아닌 일종의 ‘사회적 전염병’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새로 임명된 영국의 외로움 담당 장관은 그해 10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외로움 방지 시스템 등에 대한 정부 종합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외로움을 공중보건의 문제와 같이 다루기도 했는데 만성적인 고독은 흡연과 비만보다 더 치명적이며, 조기 사망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많은 연구 결과 또한 그 이유를 뒷받침한다. 과거의 외로움은 물리적 거리 즉, 외딴곳에 있으므로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어서 생기게 되는 것이 주요인이었다면 현대의 외로움은 사람이 많은 공동체 안에서 생겨나는 것이라 그 해결책 또한 상상의 범주를 넘어서며 간단하지는 않은듯하다.   

 

 

  미국에서는 공동체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되고, 사회적 연결망(네트워크)과 사회적 지지, 그리고 사회 자본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주목된 버나드 울프 박사의 로세토 효과(Roseto Effect)란 연구(1992)가 있다. 로세토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북부에 위치한 마을인데, 연구의 주 내용은 소득이 낮거나 먹는 음식이 상대적으로 부실해도 심지어 기름진 음식을 먹고 술과 담배를 많이 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이웃이 있어 서로 협력하고 신뢰할 경우 물질적인 풍요로운 지역보다 더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층적인 연구 결과 로세토 주민들의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준 가장 중요한 원인이 상호 존중과 협동을 기초로 하는 공동체였음이 밝혀졌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현대사회에서 다시금 과거와 같은 공동체의 복원 필요성과 타당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대안으로 언급될 수는 있을 테지만 연구의 배경은 1960년대란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연구가 진행되며 마을이 유명세를 타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로세토 지역의 ‘로세토 효과’는 1980년대가 되며 사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공동체의 전통적 생활방식이 사라지게 되고, 마을이 미국의 주류 사회와 비슷해지며 공동체적 삶은 붕괴하였기 때문이다. 시기적인 차이는 있지만, 미국 로세토의 경험이 지금의 우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외국의 경험과 사례를 참고하여 우리 또한 한쪽 편에서 도시 안에서 마을과 공동체적 삶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민자치회, 마을교육공동체, 마을공동체와 도시재생 등)이 한참이긴 하지만 급속히 도시화 되고 있는 지금의 도시에서 과거로의 회귀는 사실 만만한 일은 아니다. 심지어 도시화 되고 있는 지역공동체 안에서 이웃 간 연대할 수 있는 계기는 충분치 않으며, 가족 또한 공동체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라는 전 지구적 재난을 경험하게 되며 사회적 양극화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 또한 더욱더 피부로 와 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의 노력, 과거와 같은 공동체의 복원만으로는 지금의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 

 

 

  “노동이 제일 좋은 복지다.”라는 말을 할 때도 있었지만 노동을 해도 빈곤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뿐 아니라 어르신, 아동, 환자와 장애인의 돌봄 등 현재의 복지체계는 오늘날의 문제들, 현대인의 삶을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결국 개인의 노력, 지역공동체를 통한 사회적 지지망의 복원과 더불어 보다 보편적이고, 공적인 사회적 지원과 안전망에 대한 구체적 논의와 노력을 할 때가 지금이다. 자식이 많아 노후 걱정이 없었던 시대, 아이는 낳기만 하면 알아서 큰다는 시대, 자기 복은 타고난다는 시대, 가족보다 더 좋은 이웃사촌을 논할 시대가 아니다.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어르신을, 아이를, 그리고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공적인 관계망을 촘촘히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세계행복보고서로 돌아가 이야기를 마무리해보자.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핀란드를 포함한 북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평가항목 모두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유는 공적인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된 국민을 위한 사회 안전망과 촘촘한 지원체계를 통해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 뿐 아니라 서로 돌볼 수 있는 관대함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 상황의 현실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겠으나 당장 눈앞의 것이 아닌 미래를 이야기할 때이다. 코로나 이후에도 복지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즉, 우리는 관계된 모두가 공적인 관계망에 대해 더욱 적극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참고자료

Brenda, E., Judith, L., Stewart, W., & Louise, P. (1992). The Roseto Effect: A 50-Year Comparison of Martality Rates. Americal Journal of Public Health, 82(8), 1089-1092. 

John F. H., Haifang, H., Shun, W., & Max, N. (2021), World Happiness Report, The UN 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 (SDSN).

 

 

본 게시물은 서울시복지재단과 글쓴이의 허가를 받아 게시하였습니다.

출처링크: http://asq.kr/Y4jlK3

출처: 서울시복지재단 서울복지교육센터 공유복지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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