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칼럼
조회 수 1338 추천 수 0 댓글 0
Atachment
첨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젠더 관점에서 본 한국의 사회복지

 

 

 

 

 

 

2021021914512385187_1613713882.jpg

 

 

 

 

 

 

 

 

 

 

 

 

 

 

정재훈(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사회는 여러 면에서 피로사회. 장시간 노동에 많은 사람들이 시달린다는 의미에서 피로사회다. 그런데 또 다른 차원에서 피로사회이기도 하다. 사회변혁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커다란 사건도, 내가 대하기에 불편하면 그냥 묻어버리는 의미에서 피로사회다. 우리의 안전불감증을 뼈아프게 건드린 세월호 사건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피곤한주제다. 한국은 기후악당이라는 소리를 국제사회에서 듣고 있지만, 지금 당장 편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과거사 청산은 몇몇 소수의 귀찮은 잔소리이거나, 특정 정치집단의 전략적 이용 수단일 뿐이다. 나치 정권의 만행이라면 유대인 수용소 경비까지 처벌하고 지금도 뭔가를 끊임없이 찾아내는, 피곤함을 모르는 독일과는 다른 사회적 분위기다.

 

 

 젠더 관점역시 그렇게 피곤한 주제중 하나이다. 드물게 보이던 여성들이 사회 어느 분야에서는 10명 중 3명 채우는 수준이 되었고, 남성들이 저임금이라고 혹은 여성적 돌봄 영역이라고 외면하는 분야에 여성들이 과반을 넘어가니까 역차별 목소리가 커진다. 1996년부터 여성발전기본법을 시행하여 여성에 대한 성차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남성도 차별받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양성평등기본법을 10년도 채 안된 2016년부터 시행하였다. 유감스럽게도 세상은 그렇게 빠르게 변하지 않았다.

 

 

 역차별의 시대에 젠더 관점을 언급하여 많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들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더군다나 여성 사회복지사가 남성 사회복지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왜 젠더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실무 담당 사회복지사 중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관리직 수준으로 가면 남성 비율이 그 반대 수준만큼 압도적이다.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여성의 경력단절, 유리천장은 다른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여성 사회복지사들이 경험하는 성희롱, 성추행 등 젠더폭력 양상은 게다가 다차원적이다.

 

 

  직장 상사나 동료 직원으로부터 당하는 젠더폭력은 다른 분야나 마찬가지 양상이다. 그러나 어디 가서 사회복지사라고 자신을 소개 할 때 뜬금없이 좋은 일 하십니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분야답게, 불미스러운(?) 일을 가급적 참으라는 강요가 다른 분야에서보다 더 하다. 좋은 일 하는 분위기를 망치지 말아야 할 것 같은 자기검열의 강도 또한 높다. 여기에 더하여 클라이언트가 함부로 하는 젠더폭력은 이슈조자 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감정노동자 보호 관련 경고가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저쪽은 클라이언트이고 나는 사회복지사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내가 감내해야 한다. 내가 불친절했다고 저쪽이 목소리를 높이면 나는 그 현장을 떠나든지 징계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클라이언트 남자가 나에게 함부로 한 행동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 어렵다.

 

 

  제도적 차원에서도 사회복지는 돈 버는 가장 남성, 집안일하고 애 낳는 여성구도를 여전히 전제로 한다. 남성 취업노동자 중심 사회보험제도는 독박육아에서 시달리다 결국 경력단절을 하는 여성의 상황에 도움이 안된다. 소득 수준과 가입기간이 노후빈곤 예방에 결정적인 국민연금제도에서 돌봄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을 고려한 규정은 초라하기만 하다. 이른바 출산크레딧을 믿고 아이를 둘 이상 낳았을 때 엄마에게 남는 결과는 경력단절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남성보다 더 많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동일노동을 전제로 했을 때 남성 임금의 70% 수준인 성별임금 격차를 지금의 고용보험은 해결해 주지 못한다.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안보이던 여성들이 갑자기 보이기 시작했다고 성평등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전에는 여자에게 불편 없이 하던 말, 행동을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성평등이 이루어진 것은 더군다나 아니다. 안하던 가사돌봄노동을 조금 하기 시작했다고 아빠들이 힘들어졌다고 할 이야기도 아니다. 여성에게 여전히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사회복지 현장, 여성의 취업돌봄 노동 이중부담을 해결해 주지 못하는 사회보험제도가 있다. 앞으로 수십 년을 더 이야기해도 피곤하지 않을 주제이다.

 

 

 

 

본 게시물은 서울시복지재단과 글쓴이의 허가를 받아 게시하였습니다.

출처링크: http://asq.kr/y8QOaB

출처: 복지이슈Today 101(2021년 8월호) 젠더 관점에서 본 한국의 사회복지(서울시복지재단. 2021.07.30.)


  1.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차기 정부의 과제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차기 정부의 과제 이상구(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 코로나19 사태가 이제 서서히 수습되어 가는 모양새를 보인다. 우리나라도 이제 다음 달부터 영업시간 제한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각종 코로나19 관련 규제들...
    Date2021.10.25 Bysasw Views228
    Read More
  2. 2021년 서울사회복지사 등반대회에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서울사회복지사 여러분 서울사회복지사협회장 심정원입니다. 올해 등반대회에서는 많은 분을 직접 뵙고 인사를 나눌 수 있길 바랬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부득이하게 영상으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2005년에 시작된 서울사회복지사 등반대...
    Date2021.10.14 Bysasw Views284
    Read More
  3. 디지털 포용과 사회복지

    디지털 포용과 사회복지 오건호(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정말 빠르게 디지털세상이 왔다. 이제는 곳곳에서 무인 편의점을 만난다. 식당에 가도 무인화 단말기로 음식을 주문하고, 금융 거래와 상품 주문도 스마트폰으로 진행한다. 어디를 갈 때도 지도...
    Date2021.10.13 Bysasw Views452
    Read More
  4. 서울시 사회복지종사자를 위한 ‘위기대응지원센터’설립에 대한 기대와 바람

    지난 9월 9일(목) 오후, 위기대응지원센터 설치를 위한 온라인 토론회가 있었다. 우리협회가 3년 전부터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진행해 온 '사회복지 종사자의 안전과 인권보장을 위한 위기대응능력강화사업 - 위기( We機) : 우리를 위한 기회'사업의...
    Date2021.09.30 Bysasw Views445
    Read More
  5. 이제 우리에겐 공적인 관계망이 필요합니다

    이제 우리에겐 공적인 관계망이 필요합니다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2012년부터 UN(국제연합)은 153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측정하여 세계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발행하고 있다. 6가지 주요 변수(1인당 국민소득, 개인의 자유, ...
    Date2021.09.28 Bysasw Views568
    Read More
  6. 17년째 겨우겨우 최저임금만 맞추는 지역아동센터는 문을 닫으라는 거냐?

    17년째 겨우겨우 최저임금만 맞추는 지역아동센터는 문을 닫으라는 거냐? 22년 지역아동센터 정부 예산안은 최저임금 인상률도 못 미친다. 코로나 4단계로 현장의 어려움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국회에 22년 예산안을 제출하였다. 당·정 협의를 ...
    Date2021.09.08 Bysasw Views984
    Read More
  7. 장애인복지관의 뉴노멀과 위드 코로나

    장애인복지관의 뉴노멀과 위드 코로나 최미영(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사람중심서비스국 국장) 잠시일 것만 같았던 팬데믹(Pandemic)은 벌써 2년 차에 들어섰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하반기에는 서비스 정상화를 꿈꾸었지만 최근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
    Date2021.09.02 Bysasw Views892
    Read More
  8. 우리 안의 ‘래디컬 헬프(Radical Help)’

    8월 한 달 동안 3차례에 걸쳐 ‘래디컬 헬프' 관련 영상이 서울사회복지사 유튜브에 업로드 되었다.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시민위원회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위원회, 복지300이 공동 제작한 힐러리 코텀(Hilary Cottam)의 책을 번역하여 소개한...
    Date2021.08.30 Bysasw Views925
    Read More
  9. 정부는 당사자의 입장에 기반한 탈시설 정책을 수립하고, 시설 노동자의 고용보장 대책을 마련하라

    지난 8월 2일 보건복지부는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 및 장애인 권리보장법 제정 추진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본 로드맵은 탈시설 장애인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해 향후 20년간 단계적으로 자립 생활을 지원하는 것으로 탈시설 지원사업...
    Date2021.08.10 Bysasw Views562
    Read More
  10. 젠더 관점에서 본 한국의 사회복지

    젠더 관점에서 본 한국의 사회복지 정재훈(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사회는 여러 면에서 ‘피로사회’다. 장시간 노동에 많은 사람들이 시달린다는 의미에서 피로사회다. 그런데 또 다른 차원에서 피로사회이기도 하다. 사회변혁의 계기가 될 수 ...
    Date2021.08.05 Bysasw Views1338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46 Next ›
/ 4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