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사회복지를 위한 학교사회복지사의 역할과 필요성
숭실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전구훈 교수
학교사회복지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영국과 미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국은 1870년대 의무교육의 실시와 함께 학교 출석의 의무적 이행을 돕기 위해 출석담당관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고, 미국은 1906년 이민자들의 급증으로 발생하는 사회문제와 의무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서 학교사회복지가 태동하였습니다.
현재는 전 세계 53개국에서 교육복지, 교육사회사업, 학교사회복지사업 등 다양한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잘 가르치기 위해서 기본적인 안녕(鞍嶺)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많은 나라에서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3년 은평종합사회복지관에서 수색초등학교의 특수학급 학생들과 진행된 프로그램이 공식적인 학교사회복지사업이었습니다. 현재 전국 1,600개 정도의 학교에 교육복지사(학교사회복지사)가 배치되어 교육복지(학교사회복지)사업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초·중학교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모든 고등학교에 학교사회복지사를 배치하여 운영하는 은평구 고등학교 학교사회복지사업은 전국적, 아니 전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고 여겨집니다.
얼마 전 어머니가 긴 병을 앓다가 사망하시고, 택시 운전기사였던 아버지마저도 많은 빚에 자살을 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고등학생인 두 아들은 부모를 잃고 떠 안은 빚으로 인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때 학교사회복지사와 구청의 사회복지사, 지역의 다양한 전문가가 모여 대책을 마련하였습니다. 주거지를 마련해 주고, 수급자가 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빚과 관련해서 파산 신고를 도와주고, 장학금을 연결하여 기본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연결하였습니다. 사례관리를 통해 전문적인 개입이 진행되었습니다. 해당 학교의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 담임선생님은 이러한 대처를 보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학대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금만 빨리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는 어른이 한 명이라도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외국의 경우 무단결석 학생이 발생되었을 때, 학교사회복지사는 가정을 방문하여 상황을 파악하고 교육계뿐만 아니라 법원에 아이의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대 및 방임이 확인되었을 경우 부모의 친권까지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기도 합니다. 이는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직도 식사를 거르고 다니는 학생이 많습니다. 모 학교에서는 조식지원 사업을 통하여 학생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언제나 복지실에 찾아와 자신의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문턱도 낮추었고, 각종 이벤트를 통하여 낙인감 없이 아이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쉼터 공간을 마련하여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지원이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아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사회복지 정책이 선별적이고 치료적인 접근에서 보편적이고 예방적인 차원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학교사회복지도 지금까지 학대나 어려운 상황의 학생을 중심으로 사업들이 운영되어 왔지만, 향후에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 동료관계의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 부모와의 갈등으로 인해 학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학생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마련해 주는 접근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현재에도 이러한 활동이 고등학교 학교사회복지사업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교육(敎育)은 가르치고(敎) 기르는(育)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학교는 가르치는 것에 집중해 왔다면, 향후 학교는 기르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르치는 전문가 교사와 기르는 전문가 학교사회복지사(교육복지사)가 협업을 통해 진정 행복한 학교, 꼴찌도 끝까지 잘 학업을 마칠 수 있는 학교 환경이 마련되어 지길 소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