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파워인터뷰

 

KakaoTalk_20250310_164319757.jpg

한국여성의집 이정미 원장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여성의집 원장 이정미입니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30년 넘게 일해 왔고, 사회복지를 시작할 때 가출 청소년을 돕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가출 청소년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시설이 없었고, 마침 가출청소년과 가출여성인 요보호여성을 지원하는 한국여성의 집을 알게 되어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심신회복과 자립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성매매피해여성지원 생활시설이 36개 정도 있는데 그 중 27개 시설협의회인 여성지원시설전국협의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여성의집’은 어떤 곳인가요?

 

한국여성의집은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거쳐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설입니다. 단순한 보호 공간이 아니라,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다시 설계하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곳에서는 기본적인 숙식 제공과 함께, 심리 상담과 의료 지원, 법률지원을 통해 피해 회복을 돕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검정고시 지원, 직업훈련 지원, 취업 연계 등 실질적인 자립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성매매피해여성지원기관은 90개가 있으며 그 중 생활시설은 36개, 자립지원공동생활시설 11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에는 9개의 시설이 있습니다. 우리 시설들은 단순한 보호를 넘어 여성들이 스스로의 삶을 다시 설계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권리와 성평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사회적 편견과 낙인에서 벗어나 스스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직업교육과 취업연계를 강화하고, 법적 지원을 통해 피해 여성들의 권리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성매매 피해 여성 지원과 관련된 정책 제안과 제도 개선 활동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여성 지원시설 전국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며 여성 인권 보호와 지원체계 강화를 위해 정책 개선을 제안하는 것도 그 연장선입니다. 성매매 피해 여성들을 위한 지원이 일회성이 아닌 안정적인 보호와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과 지원 확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매매 방지 교육과 성인지 감수성 교육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희 시설에서는 직원들이 입사하면 120시간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여성 폭력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수성이 바탕이 되어야, 피해 여성들을 진정으로 돕고 지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세계 여성의 날의 의미는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고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시설에서도 피해 여성들이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KakaoTalk_20250310_164458314.jpg

 

성매매피해여성지원시설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특히 비공개 운영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과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이 있다면요?
 

가정폭력피해시설이나 성폭력 피해시설은 위치가 노출되면 가해자인 남편과 가족들이 찾아와 피해자와 실무자를 협박하거나 위협을 가해 신변의 위험이 있어 위치가 노출되면 안됩니다.

반면, 성매매피해여성지원시설의 경우 가해자가 법을 어긴 불법 업주들이나 사채업자들입니다. 상대는 명백히 불법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이기 때문에 시설이 굳이 숨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나 입소자들의 불안과 실무자들의 안전을 위해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다보니 정작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이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보호시설을 찾으려고 해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는 정보가 나오지 않거나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되기 때문에 지원을 받을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시설이 비공개로 운영되면서, 단순히 위치 뿐만 아니라 시설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조차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는 성매매피해여성상담소, 여성긴급전화 1366, 경찰, 유관기관 등과 협력하여 피해 여성들이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시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설의 위치나 상세 주소는 공개하지 않지만, 연락처와 상담 창구는 공개하여 최소한의 접근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몇몇 피해 여성들이 인터넷을 통해 저희 시설의 존재를 알게 되고 도움을 요청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를 보면, 시설을 완전히 숨기기보다는 비공개 운영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최소한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매매 피해 여성 지원 정책이 과거에 비해 어떻게 변화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셨나요?

 

과거에는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윤락녀라는 낙인으로 사회구조적 피해자라는 인식이 없이 범법자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았고, 정부의 지원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었습니다. 그러다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된 이후부터 피해 여성 지원정책이 큰 변화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법 제정 이후 정부에서 피해 여성들에게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지원사업비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개별적인 의료·법률 지원과 직업훈련 등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설 운영 예산도 인건비와 운영비, 구조지원사업비 등 예산이 과거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지원되기 시작하면서, 시설 환경도 개선되었고 직원들의 처우도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직원들의 처우가 좋아진 것은 서울시가 서울시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에 여성폭력피해지원시설까지 포함해서 단일임금체계안에 들어간 덕분입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가 함께해주셔서 가능했습니다.

저는 여성지원시설전국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을 정부에 직접 전달하고, 정책이 현실에 맞게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또한 여성가족부나 지자체 공무원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왔기 때문에 현장의 의견이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여성가족부 예산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현장에서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 여성들의 지속적인 보호와 자립 지원을 위해 안정적인 예산 확보가 매우 절실한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현장과 정부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생각입니다.

 

KakaoTalk_20250310_164516707.jpg

여성 복지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려는 젊은 사회복지사들에게 조언이나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사회복지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에요. 특히 성매매 피해 여성들과 같이 아픔이 많은 사람들을 지원하는 일은 더더욱 힘들죠. 그래서 후배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직접 모든 것을 경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책이나 영화 같은 간접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영화나 책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접하다 보면,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의 마음과 아픔을 조금이나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성 복지 분야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 사회복지사로서의 진정한 사명을 느끼고 싶다면, 규모가 큰 기관보다는 오히려 작은 규모의 시설에서 일하는 것도 큰 보람과 의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은 시설일수록 사회복지사로서 직접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모습을 볼 수 있고, 그것이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주는 진정한 매력이기도 합니다. 여성 사회복지를 시작하려는 후배들이 그런 점을 기억하고 용기 있게 현장에 뛰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에 바라는 점이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가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처우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주고 있다는 점에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예전보다 사회복지사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강화되었고, 협회 회원 수도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협회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들이 서로 연대하고 지지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주시는 점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특히 단일 임금체계 도입을 위해 협회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서울시 사회복지사들의 처우가 점차 나아지고 있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성매매피해여성지원시설처럼 규모가 작은 시설들은 정책 논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앞으로 협회가 더 다양한 사회복지 현장의 목소리를 폭넓게 반영해 주시고, 특히 작은 시설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의견도 정책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협회가 지금까지 해오신 것처럼 앞으로도 현장과 정책을 잇는 든든한 연결고리가 되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첨부파일 : 성평등 길라잡이_소책자 최종(250305).pdf

 

 


  1. "사회복지사는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의 아픔까지 공감할 줄 알아야 합니다." - 한국여성의집 이정미 원장

    한국여성의집 이정미 원장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여성의집 원장 이정미입니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30년 넘게 일해 왔고, 사회복지를 시작할 때 가출 청소년을 돕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가출 청소년을 전문적으로 지원...
    Date2025.03.12 Views233
    Read More
  2. "농아인은 듣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더 잘 볼 수 있는 사람" - 서대문농아인복지관 박하나 사회복지사

    서대문농아인복지관 박하나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얼굴이름을 소개합니다.” 저는 사회복지사이자 수어통역사 박하나입니다. 현재 시립서대문농아인복지관에서 기획홍보팀장으로 근무하고있습니다. 어느덧 사회복지사로 16년을 보내...
    Date2025.02.28 Views326
    Read More
  3. "웰다잉을 통하여 웰빙을 완성합니다." -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강원남 소장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강원남 소장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회복지사이자 웰다잉 플래너로 활동하고 있는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소장 강원남입니다. 대학 시절부터 사회복지 를 전공하며 죽음 준비 교육과 웰다잉에 대해 ...
    Date2025.02.21 Views250
    Read More
  4. 2025년은 푸른 뱀의 해! 뱀띠 사회복지사 2인의 이야기 - 은광지역아동센터 김현석 사회복지사

    은광지역아동센터 김현석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은광지역아동센터에서 9년째 근무 중인 사회복지사 김현석입니다. 제 삶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아이들과 함께 놀며 성장한 사회복지사"입니다. 대학교 시절, 어...
    Date2025.01.31 Views330
    Read More
  5. 2025년은 푸른 뱀의 해! 뱀띠 사회복지사 2인의 이야기 - 성수종합사회복지관 김민진 사회복지사

    성수종합사회복지관 김민진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수종합사회복지관 지역복지1팀 김민진 사회복지사입니다. 대학교에서는 사회복지학, 심리학을 전공했고, 졸업하자마자 입사해 현장에서 일을 시작한 지 이제 300...
    Date2025.01.31 Views390
    Read More
  6. 2024년 아름다운사회복지사상 수상자 -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곽재복 관장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곽재복 관장 Q. 안녕하세요, 곽재복 관장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관장님께서 걸어오신 길과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의 역할을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
    Date2024.12.11 Views666
    Read More
  7. 2024년 새내기사회복지사상 수상자 - 동천의집 한수진 사회복지사

    동천의집 한수진 사회복지사 Q. 안녕하세요, 한수진 선생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저는 동천의집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수진 사회복지사입니다. 동천의집은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으로 일하게 된 곳이며, 현재 3년째 근무하...
    Date2024.11.28 Views519
    Read More
  8. 2024년 새내기사회복지사상 수상자 - 서울시립여성보호센터 남소영 사회복지사

    서울시립여성보호센터 남소영 사회복지사 Q. 안녕하세요, 남소영 선생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여성 노숙인 생활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소영 사회복지사입니다. 학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
    Date2024.11.13 Views916
    Read More
  9. "당사자가 지역에서 지역주민으로 살아가는 일이 자연스럽길 바랍니다." - 아름드리꿈터 임성희 센터장

    아름드리꿈터 임성희 센터장 Q. 안녕하세요, 임성희 센터장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임성희입니다. 사회복지사로 16년 근무했고 1년 빼고는 장애인복지현장에서 일했습니다. 주로는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했는데 2023년부터 사회복지...
    Date2024.10.24 Views624
    Read More
  10. 책 '대한민국에서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 저자 : 박경원 사회복지사

    책 '대한민국에서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 저자 박경원 사회복지사 Q. 안녕하세요, 박경원 선생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최근 출간한 『대한민국에서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 저자 박경원입니다^^. 민간복지기관에서 약 15년, 공공기관 및 ...
    Date2024.10.14 Views65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