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가족돌봄휴가와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 구분
김정순 노무사(노무법인 천지)
2025년 서울시 처우개선계획이 발표되면서 변경된 내용이 있다. 바로 기존 자녀돌봄휴가가 가족돌봄휴가로 변경된 것인데, 이미 남녀고용평등법에서 동일한 명칭의 가족돌봄휴가가 있는 상황에서 처우개선계획상 자녀돌봄휴가가 가족돌봄휴가로 변경됨에 따라 이를 어떻게 도입, 적용해야 하는지에 고민하는 기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바, 이번 칼럼에서는 법정 가족돌봄휴가와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의 차이점과 두 제도의 운영방안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 가족돌봄휴가
법정 가족돌봄휴가란 남녀고용평등법 제22조의2 제2항에 따라 사용 가능한 법정휴가로, 조부모, 부모, 배우자의 부모, 자녀, 손자녀의 질병, 사고, 노령이나 자녀 양육을 위해 긴급하게 그 가족을 돌볼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구체적인 사유에 제한 없이 연간 최대 10일(감염병 확산 등의 경우 20일, 한부모가족의 경우 25일)간 사용 가능하다. 다만 법정 가족돌봄휴가는 무급휴가이므로 휴가기간 동안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 서울시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
서울시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는 과거 자녀돌봄휴가로 불렸던 것을 자녀 외 다른 가족 돌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가족돌봄휴가로 명칭과 적용 대상을 변경한 것으로, 법정 가족돌봄휴가와 달리 미성년 자녀와 배우자, 부모, 배우자의 부모에 대해서만 사용 가능하며, 조부모와 손자녀, 성년 자녀(단 장애 자녀의 경우 연령 제한 없이 사용 가능)에 대해서는 사용이 불가하다.
또한 사용 사유도 학교 공식 행사, 유치원·학교의 휴원·휴교·폐업, 질병에 따른 돌봄 필요시나 자녀의 필수 예방접종 시로 한정되며, 사용기한도 연간 3일로 제한된다. 다만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는 유급으로 처리되므로 휴가기간 동안 급여를 지급 받을 수 있다.
- 법정 가족돌봄휴가와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 도입 및 운영 방안
법정 가족돌봄휴가는 법정휴가이므로 근로자 수에 관계없이 모든 기관에서 도입해야 하며, 취업규칙·운영규정 등에도 그 내용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다만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는 서울시 처우개선계획에 따른 권고사항에 불과하므로 반드시 기관에서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기관 사정에 따라 도입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단, 기관에서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면 기관 취업규칙·운영규정 등에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에 관한 내용을 기재해야 하며, 만일 법정 가족돌봄휴가 도입 대상인 기관에서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도 도입하고자 한다면 취업규칙·운영규정 등에 아래의 예시와 같이 두 휴가에 관한 내용을 각각 모두 기재해야 한다.
[가족돌봄휴가 관련 운영규정·취업규칙 작성 예시]
① 법정 가족돌봄휴가
제00조 (무급 가족돌봄휴가)
① 기관은 직원이 조부모, 부모, 배우자의 부모. 자녀, 손자녀(조부모 또는 손자녀의 경우 근로자 본인 외에도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이 있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의 질병, 사고, 노령 또는 자녀의 양육으로 인하여 긴급하게 그 가족을 돌보기 위해 가족돌봄휴가를 신청하는 경우 이를 허용하여야 한다. 다만, 직원이 청구한 시기에 가족돌봄휴가를 주는 것이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직원과 협의하여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③ 가족돌봄휴가 기간은 연간 최장 10일(감염병의 확산 등을 원인으로 하여 고용노동부 장관의 고시를 통해 가족돌봄휴가 기간이 연장되는 경우 20일 이내, 한부모에 해당하는 사원은 25일 이내)로 하며, 일단위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가족돌봄휴가 기간은 가족돌봄휴직 기간에 포함된다.
④ 가족돌봄휴가는 무급으로 하며, 휴가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한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6호에 따른 평균임금 산정기간에서는 제외한다.
②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
제00조 (유급 가족돌봄휴가)
① 미성년 자녀 또는 장애 자녀를 둔 직원은 자녀의 입학식, 졸업식, 학부모 총회・설명회・상담, 운동회 등 학교 공식 행사의 참여나 병원 진료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유급 가족돌봄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② 질병, 노령, 사고 등의 사유로 부모(배우자 부모), 배우자를 병원 치료 및 입·퇴원 동행, 사고·질병에 따른 돌봄 필요시에도 제1항의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③ 제1항 내지 제2항의 휴가는 4시간 단위로 분할 사용 가능하며, 휴가 사용 전에 휴가 사용을 신청해 승인을 얻어야 한다.
④ 제1항 내지 제2항의 휴가기간은 연간 3일로 한다. 단, 제1항 내지 제2항의 휴가기간은 제00조의 무급 가족돌봄휴가기간 연간 10일에 포함된다.
다만 법정 가족돌봄휴가와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를 도입함에 있어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서울시 지침에서는 법정 가족돌봄휴가 10일 (무급) 안에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 3일 (유급)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법정 가족돌봄휴가 안에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가 포함된 것으로 해석하는 경우, 처우개선계획상 가족돌봄휴가는 법정 가족돌봄휴가보다 사용 사유와 대상 가족의 범위가 좁으므로, 사용 사유 및 대상 가족이 누구인지에 따라 같은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더라도 휴가를 유급으로 사용하는 종사자와 무급으로 사용하는 종사자가 각각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시설에서는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고자 하는 종사자에게 사전에 이를 주지시켜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는 종사자가 휴가의 유/무급 여부에 대해 혼란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