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은 전남 보성군에서 제 1차 민중총궐기에 참가하기 위해 상경했습니다. 그리고 백남기 농민이 외친 것은 현 대통령이 약속한 ‘쌀 수매 공약을 지켜라’였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답변과 약속이 아닌 물대포였습니다. 69세의 몸으로 견디기 힘든 물대포에 백남기 농민은 쓰러졌고 끝내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살기위해 거리로 나가는 겁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국민을 거리로 내몰았고 끝내 거리에서 국민을, 생계걱정에 농사일을 내려놓고 살려달라며 소리치던 국민을,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죽이고 말았습니다. 단지 살고자 하는 마음뿐 이었습니다. 이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져야만 하는 자들에게 책임을 묻고자 했습니다. 온라인에서, 거리에서, 대한민국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살기위해 거리로 나온 국민을 처참히 짓밟은 정부와 경찰에게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사과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는 경찰과 정부의 태도에 국민들의 요구는 다시 한 번 짓밟히고 말았습니다.
경찰이 고인의 마지막까지 더럽히고 있습니다.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신 25일 수백 명의 경찰병력이 서울대병원에 배치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서울대 병원 곳곳을 봉쇄하고 응급실로 오는 환자와 출퇴근 하는 직원들마저 막았습니다. 응급환자를 막는 경찰의 행위는 명백한 범죄며 불법행위였습니다. 또한 백남기 농민은 작년 11월 14일 이후 의식을 잃은 체 317일 동안 쓰러져있었습니다. 사인은 물대포를 맞아 생긴 외상이 분명하다는 전문가들의 소견에도 명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또한 경찰은 강제 부검을 실시하기 위해 가족들의 반발에도 부검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했다고 하지만 경찰 측은 다시 부검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는 사인을 조작 및 은폐하려는 경찰 측의 시도임이 분명하고 돌아가신 백남기 농민에게 마지막까지 먹칠을 하는 행동임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아직’ 살아있는 겁니다.
우리는 살고 싶어 최후의 수단으로 거리로 나갑니다. 그런 국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국가에 의한 죽음이었습니다. 우리는 국민을 죽이는 국가에서 살고 있습니다. 단지 살고 싶어 거리로 나오는 것임에도 살인정부로부터 살해위협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살해위협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아직’ 살아있는 겁니다.
그럼에도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우리가 거리로 나가야합니다.
사회복지는 소수자의 인권과 생존을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거리로 나가 왜 그들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생존권을 위협하는 국가는 무엇이고 그들에게 행해지는 폭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야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거리로 나가야하고 앞장서야만 합니다. 그리고 소리칩시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소리치고 있음을 보여줍시다.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던 그 자리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눈물 흘렸던 그 자리에서, 소수자들이 피눈물 흘리며 지켰던 그 자리에서 우리 다시 만납시다. 그리고 우리 그 날 백남기 열사의 혼을 담아 함께 소리칩시다.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8대 집행부 ‘너나들이; 함께꾸는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