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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복지학회 추계학술대회 “사회복지학, 실천현장의 ‘고뇌’를 고민하다 

2016년 10월 21일(금)~22일(토), 연세대학교

김기덕 학술분과 위원장(순천향대학교)  김기덕 학술위원장.jpg

 

학회원 여러분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학술위원장 김기덕입니다.

춘계 학회를 소개한 지난 봄 뉴스레터에서 인사드리고 이렇게 추계 학회를 맞아 다시 인사드립니다. 지난 학회는 회원님들의 성원과 적극적 참여로 많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끝날 것 같지 않게 그렇게 뜨겁던 지난여름도 마치 무엇에 쫓기듯 일순간 사라져 마음을 다잡고 한 번 견뎌보려 했던 저의 뒤늦은 결의를 오히려 허망하게 하였습니다. 이렇듯 시간이 흐르고 때가 되면 계절을 매듭짓고 정리해 주는 自然의 법칙이 엄연하다는 사실은 유동성과 혼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커다란 위안과 안도를 갖게 합니다.


이 세상에서 학문이 담당해야 할 역할도 그러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우연과 아이러니의 산물처럼 보이는 세상사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엄연한 경향과 규칙이 있음을 밝은 눈으로 찾아내고, 이러한 경향과 규칙들 가운데 무엇이 이 시대에 가장 적절한 것인가를 논하는 과정에서 작동하는 권력관계와 이해관계를 바르게 드러내며, 나아가 세상을 경험하며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사람들의 고통과 고뇌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그들의 주체적 해결노력에 겸허히 동참하는 일, 이것이 바로 이 시대 학문 혹은 배우는 사람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앎이 아닌가 합니다.


앎과 지식의 차이를 엄격하게 구분하였던 프랑스의 학자 푸코에 의하면, 무언가를 알기 위해 수행한 노동에 의해 주체 자신이 변화해 가는 과정이 ‘앎’인 반면, ‘지식’은 단순히 자신이 알고 있는 대상들을 증식시키고 그 명증성을 발전시키는 과정입니다(푸코, 2004. 이승철 역, 『푸코의 맑스』, 갈무리). 앎이야말로 진정한 지식이라고 생각했던 그의 철학을 간단히 말하면, 주체가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발생하는 사건을 경험하며 스스로 변화하는 과정, 즉 주체의 한계 경험(limit experience) 그 자체가 바로 앎(경험-지식)인 것입니다.


푸코의 앎에 대한 입장을 사회복지학에 담아본다면, 사회복지학의 참된 앎이란 사회복지가 세상을 경험하는 그 자리, 즉 실천 현장의 행위와 경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천현장이 이 시대를 경험하며 스스로 변해 가는 한계 체험 그 자체 말입니다. 결국 푸코의 논의를 거칠게 따른다면 실천현장의 경험 특히 한계경험과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사회복지학은 결코 참된 지식인 앎과는 가까와질 수 없겠지요?


하지만 요즈음의 현실을 돌아보면 이러한 푸코의 주장은 나이브하게 느껴지는 것을 넘어 마치 오래된 윤리교과서의 한 구절처럼 느껴집니다, 분리와 파편화를 통치의 기술로 사용하는 후기근대사회는 응용실천학문에서도 현장과 유리된 이론에 고유성과 독자성의 학문적 시민권을 부여하였고 나아가 이론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자신의 명증성을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재생산하려는 폭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실제 사건과 구체적 실천이 가진 현실성과 생동감에 비해 개념과 이론적 지식이 가진 경직성과 무기력을 통렬히 비판하는 철학자 최진석 교수는 이론적 지식이란 살아있는 인간이 사건을 경험하면서 남긴 ‘똥’일 뿐이라고 질타합니다(최진석, 2013. 『인간이 그리는 무늬』, 소나무).


이러한 배경과 맥락에서 사회복지학회는 이번 학회의 주제를 “사회복지학, 실천현장의 ‘고뇌’를 고민하다”로 정해 보았습니다. 당연히 고뇌의 주체는 실천현장이고, 고민의 주체는 학회입니다. 아마도 실천현장, 고뇌, 고민이라는 단어를 선택하면서 제가 느꼈던 마음의 무거움이 제목을 접하는 학회원분들께도 고스란히 전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짐작하시는 것처럼 이번 학회는 개념과 이론을 추구하는 집단인 사회복지학회가 사회복지 실천현장 쪽으로 한 걸음 다가서려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학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복지, 실천현장, 사회복지사에 대한 기존의 생각이나 관념들을 대뜸 실천현장에 들고 가 이를 확인하거나 재생산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실천현장에서 실천가들은 어떠한 일들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자기 일과 삶을 인식하고 해석하며 행위하고 있는지, 그래서 그들은 어떠한 ‘일꾼’으로 변모하고 있는지를 살피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실천현장보다는 일터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사회복지사들이 하루하루 노동하는 일터에서는 과연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일터에서는 어떠한 담론들과 규정들이 활동의 지침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사회복지사들은 이러한 지침과 규정에 따라 일을 수행해 나가면서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고, 무엇을 희망하고 있는지(혹은 희망하게 되는지)? 사회복지사들은 현재 자신의 일터에서 어떠한 주체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회복지사들은 과연 행복과 보람을 느끼면서 하나의 성숙한 주체로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과 의문들이 이번 학회에서 다 같이 ‘조사하고 평가’할 것이 아니라 ‘공감하고 고민’해 보고자 하는 주제입니다.


그러기에 이번 기획주제는 연역적이기보다는 귀납적이고, 이론적이기보다는 사건 중심적이고, 보편적이기 보다는 개별적이고 주관적입니다. 하지만 모름지기 학회가 학술활동을 추구하는 모임인지라 이러한 구체적 경험들을 살펴보고 따져 보면서 가능하다면 이를 통해 사회복지사들의 한계 경험들을 매듭짓고 묶어주는 일반적 사고방식과 주도적 담론들을 도출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동시에 가져 봅니다.


이러한 전망에서 이번 학회의 기획주제 세션에서는 두 개의 논문이 발표됩니다.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의 김인숙 교수님께서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일 조직화: 공공담론의 역설과 실패’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하실 것이고, 정병오 하안종합복지관 관장님, 김세진 사회복지사무소 구슬 소장님, 김영습, 밀양종합사회복지관 팀장님이 세 분이 공동으로 사회복지실천현장의 고뇌와 도전 : 현장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는 제목으로 또 다른 발표를 해 주실 것입니다. 짐작되듯 이 논문들은 각기 사회복지학자와 실천현장의 활동가의 시각에서 공적 부문과 사적 부문의 실천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천가들의 경험을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김인숙 교수님은 그간 한국의 사회복지 실천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꾸준하게 쌓아 오신 중견학자이십니다. 특히 최근 ‘제도적문화기술지’라는 연구방법을 통해 현장성과 경험성을 드러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계셔서, 저 개인적으로는 이번 학회의 기획의도에 정확히 부합하는 연구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병오, 김세진, 김영습, 이 세분은 현장에서 오랫동안 실천을 경험하시면서 현장의 상황과 실천가들의 고통에 누구보다 정통하신 분들입니다. 그렇지만 이 분들은 그러한 고통이 주는 자괴감이나 무기력감에 빠지지 않고 실천의 본질을 통찰하며 새로운 비전을 ‘각자의 방식’으로 창의적으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분들이 들려주시는 실천현장의 한계경험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들이 제 머릿속에 개념과 이론과 보편성이라는 이름으로 들어 있는 ‘사건들의 똥덩어리들’을 깨끗이 치워주실 것이라고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두 개의 논문이 한국사회의 사회복지 실천현장 전체를 담아내지는 못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실천현장의 주체가 오직 사회복지사인 것만도 아닙니다. 사회복지의 궁극적인 목적이 클라이언트의 행복에 있다면 실천현장의 주체 중의 주체는 틀림없이 이들일 것입니다. 더욱이 이 논문들의 내용 역시 발표하시는 분들의 주관적 견해와 전망을 피력하고 있다는 것 역시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이번 학회의 발표들이 사회복지 현장의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사실들을 찾아내어 학회원들에게 그 결과를 자랑스럽게 보고하는 자리가 되기보다는, 논문 속에서 드러날 현장실천가들의 생생한 삶의 경험들이 우리 자신들이 사회복지 실천현장과 맺고 있는 삶의 경험과 조우하고 상호 투사하여, 가능하다면 우리 한 사람 한사람의 주관적인 경험들이 집합적 실천으로 변모할 수 있는 공감과 연대의 작은 토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 좋은 발표들을 많은 분들에게 소개하려는 학술위원장으로서의 성마른 마음만 앞서 두서없이 장황한 글이 되었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 주신 학회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는 10월 21일 금요일, 가을향기 가득할 아름다운 연세대학교의 교정에서 펼쳐질 ‘학술의 현장’에서 반갑게 얼굴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 때까지 건강하시고 매일 매일 좋은 날들이시길 바랍니다.


한국사회복지학회 학술위원장 김기덕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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