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칼럼
2014.12.02 16:33

돈 대접

조회 수 1140 추천 수 0 댓글 0
Atachment
첨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돈 대접

성태숙 시민위원회 위원
(구로파랑새나눔터지역아동센터 원장)

며칠 전 지역아동센터들은 국회에서 대규모 토론회를 열었다. 지역아동센터는 2004년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민간의 순수 활동이던 공부방들이 지역아동센터로 법제화가 되었으니 올해 복지시설이 된지 만 10년을 맞이한 셈이 된다. 대부분의 다른 사회복지시설들은 지방정부로부터 운영비 등의 예산지원을 받고 있지만, 지역아동센터는 중앙정부 예산과 지방정부의 예산이 일정 비율로 섞어서 운영비가 지원되는 방식이다. 그래서 해마다 예산을 편성하는 철이 되면 국회를 드나들며 지역아동센터의 어려운 사정을 직접 호소하고 운영비 예산을 올려주길 청원하고 다녀야만 한다. 토론회도 그런 의미에서 마련된 자리로 기조 발제자로 토론회에 참석을 하게 되어 미처 못 챙긴 자료를 마저 챙겨서 서둘러 택시를 타고 가게 되었다.

철이 철인만큼 안 그래도 붐비는 국회가 더 시끌벅적해 보인다. 사실 이맘 때 국회에서는 어지간해서는 사람 대접받기 어렵다. 의원님은 고사하고 보좌관들도 모두 회의 참석중이라며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자료만 드리고 갈 터이니 꼭 좀 검토해달라고 사정을 하고 나오지만 뒷꼭지가 언제나 서늘하고 찜찜하다. 정말 우리 자료를 보기나 할까 별로 자신이 없다.

얼마 전에는 국회 본청 로비에서 보좌관에게 흥분을 하시며 화를 내시던 어르신을 뵌 적이 있다. 처음에는 
조곤조곤 말씀을 하시더니 그건 어렵겠다는 말씀을 들었는지 화를 내기 시작하셨다. 보좌관도 조금 참는 기색을 보이더니 이런 식이면 올라가겠다며 그냥 자리를 떠나버리는 것이다. 이 모습에 격분을 한 어르신께서 앞에 놓여있던 음료수 캔을 쇼파 너머로 내던지며 언짢은 기색으로 화를 내셨지만 결국 그 보좌관은 돌아오질 않았다. 화를 이기지 못하시고 의원방까지 전화를 해서 보좌관 성토를 하시는 모양이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못했다. 

어쩌면 국회는 늘 이런 식이다. 오히려 이맘때가 되어 국회에 오면 더 눈에 띄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로비에 가득한 선물꾸러미들이다. 명절 때와 이때를 기다려 전국 각지에서 온갖 물건들이 바리바리 올라온다. 명절에는 선물나래비와 이를 배달하는 택배차량으로 국회 앞이 과연 장관을 이룬다. 그 모습을 보며 이런다고 정말 될 일이 안되고, 안 될 일이 되는 것일까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무 것도 줄 것이 없는 지역아동센터 처지가 한심스러워 한숨이 난다. 오히려 우리 지역구도 아닌 모 의원은 명절날 그렇게 들어온 멸치 한 상자를 센터 아이들과 나누어 먹으라고 보내주신 일도 있으니 얻어먹지나 않으면 오히려 다행인 셈이다. 

몇 년 전 처음으로 국회를 돌며 지역아동센터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며 예산지원을 부탁하던 그 때를 떠올리면 새삼스럽다. 얼마나 위축되고 위화감이 들던지, 생전 절대 영업은 못할 성격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굳게 닫힌 의원실문 하나하나를 두드려가며 예산청원을 하고 다니자니 죽을 맛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해도 절대 아무렇지도 않게 되질 않았다. 마치 하지 말라는 일을 하며 억지를 쓰는 사람마냥 느껴져 어째서 이 따위 일을 시작해서 이런 꼴을 당하는가 하고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없다는 돈을 무슨 수로 달라고 할 것인가 하늘이 노래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 돈이 없으면 옴쭉달싹할 수 없는 형편이니 우는 소리, 죽는 소리를 안 할 수 없다. 먹고 사는 일의 지겨움과 비루함에 손발을 다 들고 만다. 하도 힘이 드니  차라리 돌아서서 “돈이 없다는데, 어떡하죠? 그냥 우리가 좀 더 참으면 안될까요?”하고 지역아동센터 선생님들을 설득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 의원님 한 분이 거의 지역아동센터 한 개소를 운영하는 것보다 더 많은급여를 받으신다. 돈은 없어도 자신의 급여와 처우만은 확실히 챙기신다. 그러니까 너희에게 줄 돈은 없고 내가 받을 돈은 있는가 보다. 사람 위에 사람 있고, 사람 아래 사람 있는 세상이다. 돈은 그러니까 위로만 올라가는 것이다. 돈이 아래로 내려오는 법은 거의 없는 것이다.  

  1. [성명서]빈곤노인의 쓸쓸한 죽음,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통장에 단돈 27원 남은 쓸쓸한 죽음 - 국민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 '기초연금 줬다 뺏기' 중단해야 - 국민건강보험 보장성의 획기적 개선 시급 또 한 명의 노인이 통장에 단돈 27원만 남기고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지난 9일 용산구 보광동 화장실도 없는 5평...
    Date2015.02.11 Bysasw Views1219
    Read More
  2. 우리사회에서 길을 잃고 있는 아동권리 보장

    우리 사회에서 길을 잃고 있는 아동권리 보장 성태숙 시민위원회 위원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 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체벌 장면이 텔레비전 화면에 나올 적마다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다. 보육 현장이 얼마나 힘겨운지 잘 알고 있지만, 그래...
    Date2015.01.20 Bysasw Views2395
    Read More
  3. 법인과 시설, 두 번 울리는 고용보험료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김도희 변호사 “고용보험요율이 올랐다고 지난 3년치의 보험료를 내라는 통보가 왔어요.” “노인일자리사업을 하는데 어르신들을 근로자수에 포함시켜 요율을 올린대요.”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어요. 억울하면 소송을 하라는 말 뿐이...
    Date2015.01.06 Bysasw Views2674
    Read More
  4. 2015년도 서울시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지급기준

    2015년도 서울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지급기준이 확정되었습니다. 사회복지시설 단일임금체계 추진계획에 맞춰 몇가지 주요변경 사항이 있으니 반드시 참고하시어 예산계획을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주요내용은 상박하후 개선을 위한 차등인상률 적용, ...
    Date2015.01.02 ByAdmin Views15636
    Read More
  5. 새로운 연대로 풍요로운 사회복지실천 현장을 만들자.

    오영식 시민위원회 전문위원 그 날은 유난히도 겨울바람이 매서웠다.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목도리도 칭칭 감아 매었건만 찬바람이 염치없이 옷깃을 가르고 들어온다. 전철역에서 센터까지 10분 남짓의 거리인데 코가 빨갛게 얼었다. 지난 12월 17일(수), 올...
    Date2014.12.29 ByAdmin Views1162
    Read More
  6. 돈 대접

    돈 대접 성태숙 시민위원회 위원 (구로파랑새나눔터지역아동센터 원장) 며칠 전 지역아동센터들은 국회에서 대규모 토론회를 열었다. 지역아동센터는 2004년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민간의 순수 활동이던 공부방들이 지역아동센터로 법제화가 되었으니 올해 ...
    Date2014.12.02 Bysasw Views1140
    Read More
  7. <건의서> 사회복지시설 경력 인정기준 및 직위별 자격기준을 개선해야

    우리협회는 사회복지사 회원단체로서 사회복지사의 권익 증진과 전문성 향상을 위해 사회복지사 보수교육, 사회복지 정책토론회, 권익상담센터 운영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서울시 사회복지시설 임금체계 개선과 관련된 활동을 진행하고 있...
    Date2014.11.20 ByAdmin Views7955
    Read More
  8. [성명서] 세모녀를 구하지 못하는 세모녀법, 빈곤층의 권리 외면했다.

    세모녀를 구하지 못하는 세모녀법,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은 빈곤층의 권리를 외면했다. 1. 세모녀를 돕지 못하는 세모녀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2014년 11월 17일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대한민국 유일한 공공부조, 빈곤층 최후의...
    Date2014.11.19 ByAdmin Views1297
    Read More
  9. (성명서)국가인권위원회의 <사회복지사 인권증진 및 처우개선을 위한 관련 법령 개정 권고>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사회복지사 인권증진 및 처우개선을 위한 관련 법령 개정 권고>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서울특별시사회복지사협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사회복지사 인권증진 및 처우개선을 위한 관련 법령 개정 권고>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번 권고...
    Date2014.10.27 Bysasw Views2403
    Read More
  10. 성년후견제도, 새로운 사회복지 전달체계로 정착되어야 한다.

    성년후견제도, 새로운 사회복지 전달체계로 정착되어야 한다. 양천구의회 나상희 의원 (새누리, 신정6,7동) <사례> 목동에 살고 있는 김수정(가명)씨, 마흔을 넘긴 나이지만 지적장애인인 수정 씨는 중요한 신변처리를 할 땐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야한다. 은행...
    Date2014.11.13 ByAdmin Views1346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46 Next ›
/ 4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